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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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애프터눈은 2022년 3월 19일부터 5월 1일까지 콰야(b.1991, 본명 서세원) 작가의 개인전을 <그럼에도 불구하고_NEVERTHELESS>라는 타이틀로 진행한다.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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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야(b.1991, 본명 서세원)는 대담하고 자유분방한 필치로 자신만의 회화적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한국의 현대미술가다. '콰야'라는 작가명은 '밤을 지나는 시간'이라는 뜻의 '과야'(過夜)와 '조용한 탐색'이라는 뜻의 'Quiet, Quest'의 앞글자 'Q'에서 착안되었다. 그의 작업은 밤을 지나는 시간 동안 조용한 탐색의 여정이기도 하다. 매일 일기를 쓰듯, 그림을 그린다.
요약.본문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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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가치에 대해 질문한다.어쩌면 산업 쓰레기일 뿐인 작업을 나는 왜 하는지, 그리고 나의 작업이 물감의 중량보다 가치가 있는지.그보다 앞서 나는 살아가는 것인지 살아지는 것인지 고민한다.최근에는 나의 동굴에 들어가는 시간이 많아졌다.제 발로 동굴에 들어가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스스로 질문하는 행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고 믿는다.”“도구 없이 몸으로 어떤 이야기를 표현하는 모습은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솔직하게 다가온다.‘혼자 추는 춤’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깊은 생각을 밖으로 꺼내게 해준다고 생각했다.‘춤’은 함께 춰야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함께 추는 춤’의 아름다움과 ‘혼자 추는 춤’ 대해 생각해보았다.춤을 추는 행위 그 자체로 아름답다.”- 작가 작업노트 중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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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야의 그림을 마주하고서, 나는 그제야 그가 쓰는 예명의 속뜻을 가늠할 수 있었다. 마치 눈앞에서 아른거리다 금세라도 흩날려버릴 것만 같은 작가의 이미지들은 그 어떤 강한 의지나 의도함과 제 모습을 연관하지 않으려는 듯했다. 시간만이 삶과 존재의 의미를 증명할 수 있다고 한다면 우리에겐 크게 두 가지의 선택지가 놓여 있을 것인데, 그것은 너르고 깊은 우주 어딘가 이 지구라는 공간에서 맞는 낮과 밤이라는 시간이다. 빛이 내리쬐는 원초적 에너지의 시간이 낮이라면, 밤은 해가 지고 난 후 어둠이 관장하는 시공일 것이다. 어둠의 시간은 인간의 감성적 반응을 항상 자극해왔다. 빛이 어둠 없이 자신을 정의하는 반면, 어둠은 빛이 있기 전 그 태초의 시공에서도 존재했으며, 뿐만 아니라 매번 창조의 순간을 도맡기도 했다. 이처럼 어둠의 동안에 떠올리는 사색을 의미하는 콰야라는 이름으로 작가는 어쩌면 매일 밤 떠올렸을 자신만의 상상의 도상을 캔버스 위로 옮긴다. 주로 기름이라는 화재(畫材)에 다채로운 색상의 안료들을 섞고, 붓의 거친 결을 살려 이를 그려내는 그의 유화는 매우 독특한 감성의 지점을 점유한다. 이 거친 붓질에 단순하면서도 즉각적인 색의 배치, 그리고 직관적이면서도 특정한 형식을 규정하기 어려운 콰야 특유의 그림체가 더해지면서 밤의 사색으로부터 포집한 표상들을 떠올렸던 그 내면의 지점으로 자연스럽게 보는 이들을 진입하게 한다.- 글. 장진택 독립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