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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중문학상] 제10회(1982) 소녀의 기도 / 서정슬
  • 문학 한국의 아동문학상 수상작
등록일 :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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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의 기도 / 서정슬
시인은 중중장애인의 몸 안에 갇혀 있다. 「소녀의 기도」에서 시적 화자는 자신의 몸을 가둔 천형이 어떤 죄에서 왔는지 하느님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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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중중장애인의 몸 안에 갇혀 있다. 「소녀의 기도」에서 시적 화자는 자신의 몸을 가둔 천형이 어떤 죄에서 왔는지 하느님에게 묻는다. ‘제가 무엇을 잘못했을까요?/ 개미를 한 마리 죽인 일이 있어요//(중략) 그보다 훨씬 전, 아주 어릴 때/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요./ 이 세상에 오기 전에 하느님 앞에서/ 무엇을 잘못했길래/ 이런 고통을 주셨을까요?’(「소녀의 기도」) 보통 사람들이 그러하듯 자신도 개미를 죽이고, 지렁이를 밟고, 귀뚜라미 뒷다리를 실수로 잡아뗀 적이 있고 그보다 어릴 때 저지른 죄는 기억하지 못 한다 고백한다.
시의 외형은 자신이 작은 악행을 저질렀다고 한들 이렇게 평생 고통을 받아야 하냐는 신에 대한 원망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기실은 인간에게 툭하면 죽임과 괴롭힘을 당하는 개미, 지렁이, 귀뚜라미 같은 미물과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자신도 함부로 약한 생명을 괴롭히는 인간이었음을 신 앞에 고백한다. 너무나 인간적인 원망이면서 신 앞에서 모든 것을 내보이고 회개하는 선한 인간의 내면이다. 「내가 걸을 수 있다면」에서 화자는 걸을 수 있다면 메아리, 인어공주, 요술나라 난장이, 바다 속 용궁을 찾아가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그것은 평범한 인간이라도 갈 수 없는 곳이다. 육체의 감옥에 갇혔기에 오히려 육체의 제한을 훌쩍 뛰어넘는 상상의 생동감을 보여준다. 이에서 더 나아가 「벗에서」는 육체를 벗어날 수 있다면 새, 돌멩이, 빛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새, 돌멩이, 빛도 완전히 자유롭고 다 가진 존재가 아니라 외롭고 고달픈 존재이다. 시인은 ‘벗’에게 이렇듯 외롭고 고달픈 존재를 알아봐주길 부탁하는 동시에 시인 자신이 온 세상의 존재에게 ‘벗’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서정슬
서정슬은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선천적 뇌성마비로 인한 신체장애로 정규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하고 독학, 1980년 동시집 『어느 불행한 탄생의 노래』를 출간하고, 1982년 동시 「내가 걸을 수 있다면」 외 2편으로 새싹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왔다. 방울나귀 동인, 저서로 『어느 불행한 탄생의 노래』, 『나는 내 것이 아닙니다』, 동시집 『꽃달력』 등이 있다. 2015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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