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병술년(丙戌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식 문화강국의 실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 주신 여러 도서관인 모두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지식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한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지식정보사회입니다. 이에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정보화 정책을 추진하고 ‘IT강국 코리아’를 향해 매진해 왔습니다.

2004년 영국 컨설팅회사인 ‘허긴스 어소시에이츠’가 세계 125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발표한 세계지식경쟁력지수(WKCI)는 IT강국을 자부하는 우리에게 다소 놀라운 사실을 전해 주고 있습니다.

세계지식경쟁력지수는 각 지역의 지식역량, 능력, 경쟁력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로서, 지식이 경제적 가치 및 지역의 경제적 부로 축적되는 정도를 측정한 지표를 말합니다.

조사 결과, 한국의 지식경쟁력지수는 미국(145), 일본(95.4), 싱가폴(83.2) 등에 크게 못 미치는 53.6이었으며, 조사 대상 도시였던 울산은 전체 도시 중 101위, 서울은 109위를 기록하여 선진국의 도시들과 커다란 격차를 보였습니다. 이는 지식정보사회가 단지 IT 기반의 구축과 이용만을 요구하는 사회가 아니라, IT를 활용한 지식의 유통과 습득을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이 필요한 사회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결과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접하며, 국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전국 곳곳에 충분히 마련되어 있었다면, 그 도서관들의 서가 서가마다 다양하고 풍부한 장서들이 가득 차 있었다면 분명 우리의 경쟁력지수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도서관이야말로 지식의 습득과 공유, 또 다른 지식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지식 창조의 산실이자 가장 든든한 사회 문화적 장치이기 때문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005년 개관 60주년을 맞이하여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을 반영한 미래지향적 발전계획인 「국립중앙도서관 2010」을 마련하고, ‘지력강국(知力强國)’을 향한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2006년, 새해를 맞이하는 각오가 남다른 것은 금년이 미래의 청사진인 ‘지력강국(知力强國)’ 실현의 출발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립중앙도서관은 금년부터 「국립중앙도서관 2010」에서 밝힌 비전과 정책과제들의 실질적인 추진에 전 역량을 모아 갈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한국 지식문화유산의 최후 보루’로서의 확고한 자리 매김과 ‘지식정보의 유통관리 및 제공서비스센터’로서의 충실한 역할 수행이라는 두 개의 큰 중점 목표 아래 국가지식정보 수집 시스템을 혁신하고 자료의 과학적 보존에 더욱 힘쓸 생각입니다.

그리고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개관을 통하여 전국의 어린청소년도서관의 중심 도서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주도하고, 연구자료 보급 및 프로그램 개발 등 우리의 후손들이 책과 정보를 통해 지식과 세상을 배우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입니다. 또한 2008년 개관 예정인 국립디지털도서관 건립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하여 국민의 지식정보 격차 해소와 정보 접근권 보장을 도모하고, 주제전문사서 및 도서관경영정보시스템(MIS)을 통한 전문성 강화와 이용자 중심의 도서관 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금년 8월에는 도서관의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전 세계 도서관인의 축제인 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와 세계국립도서관장회의(CDNL)가 서울에서 개최됩니다. 이제 우리는 지난 7년간의 기다림과 준비를 바탕으로, 이번 국제 대회를 통해 한국의 도서관 문화를 한 단계 높이고 전 세계 도서관계와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국립중앙도서관은 국민에게 좋은 도서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하여 실효성을 있는 정책수립과 집행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동네 어귀부터 학교, 도시에 이르기까지 모든 도서관들이 국민의 삶 속에 뛰어 들고, 이를 통해 국민의 지적, 문화적 삶이 향상되며, 그 힘이 자아발전, 경제성장, 사회발전, 문화창달로 이어져 풍요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2003년부터 전개해 온 공공도서관 확충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서민 밀집지역 등 주거지역에 생활 친화적 작은도서관을 조성하여 이용과 정보접근의 편리성을 제공하고 도서관 이미지 제고에 힘쓸 계획입니다.

지식의 힘이 강한 나라를 만드는 일은 우리 도서관인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지력강국(知力强國) 대한민국의 실현을 위해 모든 도서관인들이 함께 협력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먼저 앞장서겠습니다. 내실 있게 추진하되 속도를 늦추지는 않겠습니다.

관심과 격려, 협력과 동참을 기대하겠습니다.
 

2006년 새해 벽두, 우리가 꿈꾸는 도서관계의 미래를 그려보며 행복에 젖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