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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랑가나탄 저, 최석두 역. 한국도서관협회,
2005 ₩25,000 ISBN
89-7678-091-4(93020) 원서명
: The Five Laws of Library Science
원저자 : S R Ranganat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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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현장에서
사서와 도서관직원들이 끊임없이
부딪치는 문제는 기술적인 것이
아니라 도서관이 과연 무엇이고,
어떤 철학적 원칙을 가지고 운영되는지
하는 것들이다. 우리 도서관들은
아직도 독서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사서들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급격하게
변화하는 기술과 사회 환경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지만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떤 새로운 기술이나 제도적
장치와 같은 외적인 조건이 아니라
바로 사서와 도서관직원들의 확고한
도서관 철학과 신념, 그리고 도서관을
통해 만나는 이용자들에 대한
애정과 헌신이다. 시인 타고르는
‘도서관을 크게 하는 것은 규모가
아니라 손님에 대한 환대’이며
친절한 개인적 봉사라고 했다.
바로 이 책, 『도서관학 5법칙』
83쪽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도서관 사서가
되기 위한 훈련과정에서 우리는
“랑가나탄(우리는 일반적으로
‘랑가나단’으로 알고 있으나
역자는 이번에 이를 ‘랑가나탄’으로
번역했다. 일단은 역자를 따랐다.)
5법칙”에 대해 수없이 들어왔다.
아주 짧은, 그리고 간단하고 누구나
‘아 그렇지…’라고 하는 단순한
5개의 법칙을 듣고 외웠지만,
정작 그 법칙의 탄생이나 구체적
내용, 그리고 도서관 제 분야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리 깊이 있게 생각해 본 것
같지 않다. 1931년 초판이 나온
이 책의 한국어 번역본(이번 번역본은
1957년 제1판에 제8장 ‘과학적
방법, 도서관학 및 그 진전’을
추가해서 발행된 제2판을 저본으로
한 것이다)이 70년도 더 지난
2005년이 되어서야 출판된 것은
그동안의 사정이 어떠했는지를
떠나 답답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
일이 아닐까.
이 책은 읽기도
전에 가슴을 설레게 한다. 70년을
훌쩍 뛰어 넘는 도서관에 관한
기본철학과 생생한 현실 사례가
오늘날 우리 도서관 현실과 겹쳐지면서
가슴을 뜨겁게 한다. 이제야 이
번역본을 통해 다이제스트가 아닌
진솔한 랑가나탄의 사상과 그가
말한 다섯 가지 법칙의 참 의미와
적용 가능성을 꼼꼼하게 짚어볼
수 있게 되어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서관계는 물론 도서관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지침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세이어스(Sayers)가 서문에서
말한 것처럼 ‘인도의 정신을
가진 사서가 처음으로 시도한
포괄적인 연구이며, 현대 도서관계에서
이해되고 있는 도서유통방법에
관한 기초이론에 자신의 민족문화를
반영시킨’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제 우리는 이 책을 넘어 ‘한국의
정신을 가진 사서가 오늘날 급변하는
도서관계의 기본이론에 한국의
민족문화를 반영한’ 새로운 도서관학
기초철학으로 승화시켜야 할 것이다.
서평 | 이용훈ㆍ한국도서관협회
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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