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 서평

 이병목 편찬
구미무역출판부. 2005. 150,000원     ISBN 89-7064-036-3(전2권)

 『도서관법규총람』은 이병목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와 정현태, 조진희, 조현주, 장혜영 씨 등이 1997년 준비를 시작한 이래 7년 반의 긴 세월이 지난 후인 올해 8월에 마침내 출간된, 도서관에 관한, 혹은 도서관에 관련된 200여 개의 모든 현행 도서관 관계 법규를 집대성한 책이다. 법규뿐 아니라 해방 이후 도서관계의 지난한 노력 끝에 1963년 처음 제정된 후 지금까지의 도서관법 40년사, 도서관 법령의 제정 및 개정 연혁, 도서관 법령 관련 주요사항 연표, 도서관 법령 관계 문헌 목록을 망라해 수록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도서관과 관련한 법규와 관련 연구 자료를 집대성한 중요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그만큼 도서관 운영의 적극적 개선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도서관 운영의 원칙이자 구체적 방안이라고 할 수 있는 관련법에 대한 도서관인들의 깊은 이해와 폭넓은 지식이 필요한 차에 『도서관법규총람』은 도서관 운영에 꼭 필요한 업무도구이자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이번 총람 출간을 계기로 우리도 이제 도서관법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연구,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서관 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도서관계 역량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1945년 식민의 굴레를 벗어난 이후 우리 스스로의 도서관 문화를 만들어 오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훌륭한 도서관법과 도서관 관계법을 제대로 가지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최근에도 도서관 기본법이라고 할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 전부 개정안을 두고 우리 스스로도 우리의 지향성에 대한 합의와 협력의 분위기를 만들지 못한 것은 아무래도 도서관법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크게 부족한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 총람이 보다 일찍 출간되었더라면 우리 도서관법 부문에서도 큰 진전이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이제 그러한 아쉬움은 뒤로 하고 이번 총람을 기반으로 새로운 진전을 만들어 낼 의지를 다지고 강력한 실천을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법률은 늘 새롭게 변화한다. 따라서 이번 총람의 출간은 작업의 마침이 아니라 시작이 되어야 한다. 이번 총람 출간은 우리의 도서관 문화와 역량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도 이제야 비로소 도서관법과 관련 법규를 망라한 소중한 총람을 가지게 되었으니 이를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는 더 노력하고 투자해서 계속적으로 이를 다듬고 풍부하게 하는 작업을 해내야 한다. 특히 이번 총람 출간이 몇몇 연구자와 현장전문가, 그리고 뜻을 같이 한 출판사에 의해 이루어졌으나, 앞으로 이처럼 방대하고 또 중요한 작업은 개개인의 역량에 맡기기보다는 도서관계가 공동으로 감당해야 할 일이다. 이번 총람 출간에 담긴 편찬자와 지원자, 출판자의 노고에 감사와 찬사를 전하면서, 앞으로 요구되는 제반 작업은 도서관인 모두가 함께해 나가기를 희망한다. 그러한 작업을 통해 우리 도서관계가 보다 성숙한 발전의 길로 접어들 수 있으리라 믿는다. 『도서관법규총람』을 가지게 된 기쁨과 또 한 번의 도서관법 개정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 현실이 주는 중압감을 함께 가지면서, 이 총람을 잘 활용해서 도서관 업무의 체계적 수행과 발전의 기반을 잘 다져 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