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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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도서관계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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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은 우리 도서관계에 큰 의미가 있는 한 해였습니다. 문화관광부는 “도서관발전 종합계획”과 2003년부터 2단계 도서관정보화사업 추진을 위한 “도서관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하고, 교육인적자원부는 “학교 및 대학도서관 발전 계획”을 발표하는 등 범 정부차원에서 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종합 시책들이 마련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학교도서관’은 도서관계 뿐 아니라 사회 각계 각층의 관심을 모은 가운데 정부 차원의 정책이 마련되기도 하였습니다. 『도서관계』는 2002년을 마감하며,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학교도서관 등에서 한 해 동안 일어난 변화와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보았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국가의 대표도서관으로서 2002년 한 해 동안 문화관광부와 함께 국내 도서관 정책 실현의 중심에 서 있었다. <도서관정보화 종합추진계획>에 따라 1단계 도서관정보화사업을 마무리하고, “도서관발전 종합계획”, “도서관정보화전략계획(ISP)” 등을 수립하였다. 또한 내부적으로 국립디지털도서관건립을 위한 “국립디지털도서관 건립 기본계획(프로그램)” 수립, e-CIP제도의 시행, 주제명표목표의 개발, 자료보존정책의 추진 등 그 어느 해 보다 굵직한 사업에 결실이 많았던 한 해를 돌아본다.
「도서관발전 종합계획」 수립 문화관광부는 8월 2일 정부의 도서관진흥정책을 담은 <도서관발전 종합계획>을 확정·발표하였다. 이 계획은 국립중앙도서관 및 공공도서관의 발전방안을 중심으로 학교 및 대학도서관 부분에 대해서는 관계부처간 효과적인 정책협의체계 구축을 통한 정책적 지원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도서관및독서진흥법」 개정 등 도서관 발전의 법·제도적 지원 토대를 마련하였고, 특히 도서관진흥을 위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도서관발전계획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동 계획의 수립은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이 주도하여 도서관계 전문인사와 공동연구로 추진하였고 문화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 한국도서관협회 등이 지원기관으로 참여하여 정부정책과 연계함으로써 그 활용성을 높이는데 주력하였다.
국립디지털도서관 건립 추진 국제화·정보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세계 각 국은 국가의 총체적 지식과 정보 관리 및 활용을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도서관의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하여 국립중앙도서관은 올해부터 국립디지털도서관 건립 추진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로 “국립디지털도서관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 2008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립디지털도서관은 국내 디지털 도서관의 중심기관이 되고 동시에 국립중앙도서관의 부족한 수장고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본 계획은 현재의 본관과 학위논문관, 그리고 새로 지어질 건물의 기능 및 역할을 설정하고, 향후 국립디지털도서관 운영 방향과 건축물 구상 및 건축설계 지침 등을 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이 계획은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등 해외 선진도서관의 벤치마킹결과를 기초로 하여 자문위원회, 중간보고회, 국제심포지엄 등을 통하여 도서관계의 많은 관심을 유도, 관내 직원들은 물론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 및 해외전문가의 의견 등을 수렴하여 수립되었다. 수립된 계획에 따라 내년도에는 부지선정, 건축설계경기 등 본격적인 사업착수에 들어가게 된다.
도서관정보화사업 2002년은 도서관정보화사업의 1단계 마무리 해로서 도서관정보화 환경의 기반을 조성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도서관정보화사업은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2월 1일 국무회의에서 “관계 부처가 협의하여 도서관정보화 종합대책을 수립·추진하도록” 지시한 것이 계기가 되어 도서관정책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를 중심으로 교육부·행자부·정통부·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가 “도서관정보화 추진 종합계획”(2000∼2002)을 수립, 추진하게 된 것이다. 동 계획에 따라 국립중앙도서관은 문화관광부와 함께 지금까지 전국 공공도서관 144개관에 디지털자료실을 설치하였고, 2003년 6월까지는 200개관의 공공도서관에 디지털자료실이 추가로 설치될 것이다. 콘텐츠 확충에 있어서 종합목록DB 1천4백만건, 목차DB 91만책, 원문DB 28만2천책을 구축하여 제공하고 있으며, 민간에서 개발한 e-Book 등 2,957종을 구입하여 이를 공공도서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저작권법안에 따르면 구축한 원문DB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공공도서관 등 타 도서관에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저작권 동의 확보 및 법정허락제도 실시 방안 연구, 저작권관리시스템 개발 등 관계기관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도서관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 문화관광부는 2002년 도서관정보화 1단계사업을 마무리하면서 “도서관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하였다. 동 계획은 정책결정자 , 도서관사서, 디지털자료실운영자, 이용자의 인터뷰 및 자료조사를 통해 도서관의 미래상, 전략, 핵심성공요소를 규명하고, 핵심 현안을 도출함으로써 수립된 전략이다. 따라서 향후 도서관정보화사업은 수립된 도서관정보화전략계획에 따라 1단계(2000∼2002년) 도서관정보화 기반조성, 2단계(2003∼2006년) 도서관정보화 확산, 3단계(2007∼2011년) 도서관정보화 고도화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출판시도서목록제도 실시 국립중앙도서관은 2002년 7월부터 “출판시도서목록(Cataloging In Publication, CIP)제도”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출판시도서목록”이란 출판사에서 신간도서를 출판할 때 국립중앙도서관으로부터 신간자료의 표준목록을 제공받아 도서의 표제지 뒷면 등 일정한 위치에 이를 인쇄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도서관계에서는 도서관운영의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고 출판계에서는 신간자료의 홍보효과로 인한 판매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CIP작업이 출판사의 목록데이터 신청에서부터 표준목록 작성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인터넷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e-CIP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향후 출판유통정보와의 연계추진 및 CIP제도의 확산을 통하여 문헌정보 유통의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자료보존정책추진 출판물의 다양화와 급증으로 각 국의 국립도서관들은 이 자료들을 도서관 장서로 어떻게 수집하고 장기적으로 보존할 것인가의 대한 프로젝트들을 수행 중이다. 국립중앙도서관도 자료보존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자료보존관 설립(2000)과 자료보존담당자 채용(2002) 등 이에 대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02년에는 자료보존관 지상 2층에 전문장비와 수선·복원용 재료 등을 갖춘 “수선·복원실”을 마련하여 열화·훼손되어 가는 자료의 과학적 보존에 힘쓰고 있다. 또한 자료보존 전문가 양성을 위하여 일본 등 선진국의 자료보존방법 및 복원기술 습득을 위한 실무자 중심의 현장실습을 겸한 해외연수를 실시하였다. 앞으로도 국립중앙도서관은 보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지속적인 연수프로그램을 확장·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주제명표목표개발 국가서지작성의 기반을 구축하고, 주제에 의한 검색이 가능하도록 전주제 분야를 포괄하는 시소러스형식의 국립중앙도서관 주제명표목표를 개발하였다. 사업추진내용으로는 주제명표목 20만용어구축, 주제명에 분류기호 부여, 주제명표목표 시스템 개발 등이다. 개발된 주제명표목표는 2003년부터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우선적으로 시범·적용한 후, 단계적으로 공공·대학·전문도서관 등 전국 도서관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2002년 한 해 동안 국립중앙도서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주요 사업들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의미가 있는 일은 역시 정부가 그 동안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던 도서관을 정부의 중요한 핵심정책으로 표방하면서, 범 정부차원에서 도서관진흥정책을 수립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모처럼 계획된 중장기 발전계획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국립중앙도서관이 추진하고 있는 국립디지털도서관건립은 우리 도서관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줄 중요한 국가사업으로, 도서관인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 “다가올 세상”, “미래의 세계”는 분명 지금의 세상과는 다를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국립중앙도서관이 서 있으며, 랑가라단이 “도서관은 변화하는 조직체이어야 한다”라고 말하였듯이 그 변화를 예감하고 준비하는 것은 우리 사서들의 몫일 것이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책 없는 도서관’, ‘디지털도서관’ 열풍이 불면서, 심심찮게 소장공간으로서의 도서관 무용론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이런 유행을 비웃기라도 하듯, 뒤이어(특히, 2002년에) 대학도서관 건축 붐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주변 소식만 모아봐도 대구대 도서관 신축계획, 영남대 도서관 리모델링, 대구가톨릭대 도서관 증축, 포항공대 도서관, 동국대 도서관, 광주대 도서관, 인하대 도서관, 조선대 도서관 등 한 두 곳이 아니다. 이런 와중에 10월에는 ‘국립디지털도서관건립관련 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심포지엄 요약자료에 의하면 국립중앙도서관은 앞으로 3관체제(본관, 학위논문관, 국립디지털도서관)로 운영될 예정이며, 신축될 국립디지털도서관(12,000평 규모)은 전통적인 인쇄매체와 전자매체, 그리고 다른 다양한 매체의 정보를 통합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하이브리드(hybrid) 도서관을 지향하도록 제안하였다.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이 불필요하다는 것과는 상반된 결과이다. 이는 도서관의 기본기능 중 소장과 보존의 역할을 되새겨 보면 간단하다. 또한 도서관 통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최근 수년간의 급격한 장서증가1) 양상을 통해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결국 소장공간 부족과 새로운 디지털 정보서비스 요구가 신축이나 증축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도서관 공간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는 대부분의 대학도서관이 1980년대 전후를 기점으로 설립되었다. 필자는 학부때 도서관 건축은 향후 20∼30년을 내다봐야 한다고 배웠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이다. 하지만 사서들의 도서관 건축관련 지식은 부족한 편이다. 이는 학문적 배경이 약하고, 도서관건축이 20∼30년 주기로 드물게 다뤄지기에 경험할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서로 근무하는 일생동안 평균 한번 정도 겪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건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새로 건축될 도서관이 자신보다는 미래의 이용자와 그것을 운영할 후배사서들을 위한 대승적 차원의 일이기 때문이다. 도서관 건축 논의는 계속 될 것이며, 설계단계부터 완공때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21세기 화두는 디지털이다. 대학도서관은 정보기술의 발전과 지식정보 생산량의 급증, 자료비 상승, 도서구입 예산의 저하라는 다양한 환경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기회인 동시에 혼돈의 시대다. 이러한 변화 속에 도서관의 정체성을 굳건히 하고 지식정보 보고로서의 역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든든한 자료 구축이다. 최근 자료구축의 패러다임은 인쇄형(소장) 자료를 기본으로 하고, 웹 정보(비소장 자료)가 보완하는 추세로 전환하고 있다. 즉, 웹 정보가 도서관 자료의 주요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웹 정보에 대한 무용성(無用性)이 제기되고 있지만, 웹 정보에 대한 외면만이 능사가 아님을 인지해야 한다. 웹 정보는 1999년 초 이미 8억 사이트를 초과하였고, 전자정보는 60분마다, 그리고 웹의 규모는 50일마다 배증하며, 홈페이지는 4초에 하나씩 추가되고, 또한 웹에 존재하는 4억개 이상의 공공페이지에는 550억건의 자료가 링크되어 있으며, 그 가운데 95%는 공개적 접근이 가능하다. 이것은 미국의회도서관에 소장된 인쇄자료의 50배가 넘는 것2)이라고 한다. 머지않아 장서개발에 있어서 웹 정보는 핵심적 영역으로 자리 매김 할 것이며, 이러한 웹 정보 개발에는 옥석을 가리는 노력도 선행되어야 한다. 웹 정보 개발이 대학도서관 이용자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학술정보 유통센터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주제 게이트웨이 기능을 제공할 중요한 단초임을 인식해야 한다.
’9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대학도서관내 다양한 협력활동이 시작되었다. KERIS가 출범하였고, KORSA, NDSL이 그 뒤를 잇는다. 국회도서관도 올해 7월 230여개 학술협정 체결기관을 대상으로 ‘학술정보교류협의회’를 발족하였고, 12월에는 KISTI가 ‘국가문헌정보유통협의회’ 출범을 예고하였다. 자원공유 자체만을 놓고 보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유사한 사업을 추진하는 협의체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도무지 ‘협력을 위한 협의체’인지, ‘협의체를 위한 협력’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자원공유의 필요성은 다음 학술지 구독현황만 살펴보더라도 간단히 설명되어 진다. 전세계적으로 발행되는 약 250,000종의 학술지 중 국내 모든 기관의 현재 구독종수를 합해도 15,000여종(전체의 6%)에 지나지 않는다. 학술지에 대한 정보요구의 90%를 충족하기 위해서 적어도 50,000여종(전체의 20%)의 학술지가 필요하다3)고 한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자원공유 협력활동(분담수서, 상호대차)이다. 도서관간 협력활동은 반드시 필요하고, 점차 활성화해야할 사업이다. 이를 위해서 협력활동을 지원하고 조정해주는 기구나 협의체가 필요하고, 분야별, 기관별 전문화를 통해 건전한 경쟁은 유도하되, 예산의 중복투자나 힘겨루기식 다중구조는 도서관 발전의 저해요인이다. 협의체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주체 모두가 사서이다. 좀 더 크게 바라보는 혜안이 절실하다.
4. 직원 : 사서가 희망이다. 정부의 주5일 근무제와 관련하여 문화기반 시설인 도서관에서는 새로운 역할 모색, 봉사확대 등에 대한 다각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일반 대중이 여가를 선호할 시간에 사서들은 봉사를 위해 연장근무, 휴일근무를 감내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대학도서관의 상황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최근 대학은 교육시장 개방과 신입생 감소 등의 이유로 심각한 존립 위기를 맞고 있다. 지방 군소대학의 상황은 더욱 심하다. 이러한 대학위기는 곧바로 도서관의 위기로 직결된다. 자료 구입비의 감소, 신규채용 인력의 둔화, 비정규직 채용 확대로 인한 고용불안이 좋은 예이다. 자료실 개방시간만 하더라도 많은 대학도서관에서 저녁 9시∼10시까지 연장하고 있어 2부 전담제 혹은 순환제로 근무하고 있다. 정부의 주5일제 도입에 역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열악한 조건에서도 도서관서비스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대할 때마다 전문직으로서의 사서가 자랑스럽다. KERIS는 대학도서관 사서를 위해 업무영역별(수서, 정리, 전산, 참고, 상호대차, 연속간행물)로 6개의 커뮤니티를 개설하였다. 이곳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업무공유 노력을 시도하고 있는데, 대학도서관 사서라면 꼭 참여해 볼 것을 권한다.
5. 기본으로 돌아가서... 바둑의 1인자, 이창호를 다룬 ‘세계제패 10년을 맞는 그의 바둑세계’라는 모 신문사의 기사에서 그를 두고 ‘눈앞 실리보다 훗날을 기약하며 천천히 두터움을 쌓고...’, ‘강수를 던지는 것보다 고통스럽더라도 정수를 두며 기다리는...’ 기사로 소개하였다. 디지털의 혁명시대이다.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지나가 버린다. 100년쯤 후에 도서관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자신 있게 대답하기 어렵다. 갈수록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훗날을 위해 천천히 두터움을 쌓고, 정수를 두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도서관의 3대 요소 중 시설과 자료가 축이 되고 그 중심에 직원이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담당해야 한다. 이들 성패는 결국 사서의 몫이다. 변화의 시대일수록 변하지 않는 명제가 있다면 ‘기본을 굳건히 하여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필자는 제언한다.
1. 디지털자료실의 구축사업 금년도 문화관광부에서 수립한 ‘도서관발전 종합계획’의 핵심과제를 살펴보면 도서관을 통해 전 국민의 지식정보 활용능력을 한 차원 더 높이고 균등한 정보접근 기회제공으로 계층 간 정보격차를 해소시키는 등 그야말로 공공도서관을 정보화의 거점기관으로 육성한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져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2002년도 공공도서관에서 일어난 변화들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이 공공도서관의 디지털자료실 구축사업이다. 그동안 문화관광부 주관 하에 추진해 온 디지털자료실 구축사업이 올해에도 꾸준히 전개되어 전국 144개 공공도서관에 디지털자료 이용의 전용공간이 마련되었다. 디지털자료실은 누구나 시공을 초월한 양질의 지식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거점으로서 지역문화 교류의 공간, 평생학습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안방자료실이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공공도서관이 하드웨어인 시설만 화려하게 설치해 놓고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디지털콘텐츠의 부족과 자료의 디지털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디지털자료실을 찾는 이용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렇게 디지털자료실을 설치만 해 놓고 디지털콘텐츠의 개발과 지원이 미흡하다 보니 디지털자료실을 구축한 각 도서관에서는 온라인 저작물인 전자책(eBook)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개발된 전자책 활용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전자책 포맷의 시스템이 미흡하고 이와 관련된 솔루션들이 서로 호환성이 없어 이용자의 불편은 물론이고 전자책 활성화를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관계당국에서는 디지털자료실 활성화를 위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하루 빨리 해소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2. 공공도서관의 민간위탁 금년에도 공공도서관 운영과 관련하여 도서관인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 중 하나가 도서관 운영의 민간위탁이다. 현재까지 민간위탁된 도서관이 전국적으로 20개관에 이르고 있으며, 서울의 경우 최근에 개관된 성북구립정보도서관, 관악도서관 등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도서관이 민간위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위탁이 도입된 배경은 예산을 절감하고 전문성을 제고한다는 차원에서 지난 1998년 행정자치부의 민간위탁 추진지침과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도서관 운영의 어려움, 공무원 총정원제로 인한 신설 도서관의 신규인력 확보 불가능 등의 이유이었으나, 현재 이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공공도서관을 운영한 경험이 없는 민간단체가 공공도서관의 전반적인 운영을 한꺼번에 위탁받아 운영함으로써 도서관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민간위탁을 통하여 도서관운영의 전문성 제고와 합리화를 가져오기도 하며, 다양한 운영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도서관운영의 활성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민간위탁의 형태로 운영중인 도서관의 사례는 안정적 재정지원 확보가 어려우며, 위탁주체의 감독 하에 매여있기 때문에 수탁 받는 기관의 자율적인 운영이나 독립성 보장이 힘들다는 문제들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도서관 직원 문제에 있어서 위탁주체의 변경이나 정책변경 등에 따라 직원들의 신분이 불안정하여 불안감이 야기되고, 직원의 업무 달성을 위한 동기유발 및 사기 진작책이 부족하여 전문성 향상과 이를 통한 적극적 봉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정을 추진 중인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개정(안)에 민간위탁 관련 조항을 신설하여 내년 3월 임시국회에 상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신설 조항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공공도서관 설립을 대통령령으로 규정, 민간위탁의 근거를 없애기 위해서 공립공공도서관은 설립자가 그 소속 공무원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그러나 민간위탁의 근거를 없애기 위한 관련법이 신설된다 하더라도 도서관 명칭을 도서관 유사명칭(평생학습관, 평생정보관, 문화정보센터 등)으로 변경하여 운영하는 사례를 우리는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이러한 점은 관계당국에서 충분히 고려하여 대책마련을 해 두어야 할 것이다.
3. 주5일 근무제에 따른 공공도서관의 과제 주5일 근무제라는 사회적 변화에 따라 공공도서관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주5일 근무제는 근로기준법개정안에 의해 지난 10월 15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어 연내 입법은 무산되었지만 2003년도 임시국회에 상정되어 법안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서울시도서관연구회에서 실시한 주5일 근무제에 대비한 설문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도서관이용자나 직원 모두가 빠른 시일 내에 도서관에서의 주5일 근무제 시행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도서관이용자의 응답내용에서는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될 경우 더 늘어난 휴일을 도서관이용을 통한 자기계발 및 학습 등에 투자한다는 이용자가 높은 비율로 나타나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될 경우 공공도서관의 수요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도서관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보전이 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높은 비율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른 사서직 충원이 절대 필요하다고 조사되었다. 따라서 사서인력을 더욱 증원하고 단순하고 보조적인 업무에 한하여 아웃소싱을 하거나 계약제 직원을 활용하고 사서직원은 보다 전문성을 높여 매니저의 일을 병행하며 업무를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반복적인 업무는 자동화기기(자동대출, 반납시스템)로 전환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력부담도 줄여가면서 이용자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일반열람실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도서관의 휴관일과 개·폐관시간도 긍정적인 측면에서 재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주5일 근무제로 인하여 공공도서관 직원들의 근무조건이 심각하게 악화되어 이용자들에게까지 그 결과(서비스 부실)가 파급되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될 것이며, 앞으로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기 전에 보다 더 심도있는 논의와 연구가 이루어지고 우리 사서들도 이러한 사회적인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4. 행정체계의 일원화 행정체계의 일원화 문제는 그동안 수년에 걸쳐 매년 도서관인들이 외쳐대고 있는 공공도서관에서의 핵심적 문제로서 꼭 해결되어야 할 국가적 정책 과제이다. 공공도서관의 운영 행정체계가 시·도교육청과 시·군·구의 지방자치단체로 이원화되어 있어 정책의 원활한 추진에 혼선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도서관간의 연계사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A공공도서관은 교육청의 지시를 받고, B공공도서관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시를 받는 식이라 효율적인 도서관의 중·장기 정책수립이 불가능하며 공공도서관의 설립과 운영에 있어서는 예산만을 지원하는 소극적 역할에만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정책담당부서인 문화관광부가 각 도서관을 관장하고 있는 정부부처간에 정책 집행의 조정을 효과적으로 이루어 낼 수 있도록 일원화된 도서관 정책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도서관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히 보완되어야 할 과제라고 거듭 강조하고 싶다.
1. 왜 학교도서관인가 학교도서관은 어떤 곳인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책을 읽으면서 인생과 세계에 대하여 사색하고 고뇌하는 곳. 교실에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를 혼자의 힘으로 탐색하고 해결하는 곳. 학반으로 나누어져 있는 친구들이 서로 만나면서 수평적으로 교류하고, 상하급생 사이에 수직적인 인간 관계를 열어 주는 소통의 공간. 학부모와 동네 사람들까지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는 곳. 이처럼 학교도서관은 학교 문화의 심장부이자 지역 사회의 문화센터 구실을 하는 곳이다. 이처럼 중요한 학교도서관이 너무 오랜 세월 동안 제 구실을 못 해 왔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학교도서관에 관한 애틋한 추억이 없다. 불행한 일이다. 대부분의 어린이와 청소년들 또한 참다운 의미의 학교도서관 문화를 누리지 못 하고 있다. 어른들은 물론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누리지 못 하고 있다면, 나아가서는 사회 생활과 학교 생활에서 자아 정체감을 바로 세우지 못 한 채 방황하고 있다면, 그 중요한 원인을 학교도서관의 부재에서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20여 년 전 이성복 시인은 작품 「그 날」에서 “모두 병들었으나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1980)고 절규했다. 시인은 천민 자본주의에 길들여져 가는 우리 사회의 병리 현상을 놀라운 직관으로 통찰하고 있었다. 이 구절을 이렇게 패러디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모두 책을 읽지 않았으나 아무도 답답하지 않았다.>라고. 문민 정부 이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된 사회적 개혁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개혁 피로감을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분야는 교육이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는 보통교육의 현장에서 느끼는 피로감은 거의 만성화되면서 심각한 합병증을 가져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마저 든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가고, 교실 붕괴라는 끔직한 말에 많은 사람들이 묵시적인 동의를 보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교사를 중심으로 한 교육 공동체 구성원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금년 들어 쏟아져 나온 유니세프의 『청소년 보고서』(5월)와 OECD의 『교사 지수』(11월)는 우리 교육의 현장이 위기 상황임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어른에 대한 존경심은 조사 대상국 17개국 청소년 가운데 꼴찌이다. 교사에 대한 신뢰도 또한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서 맨꼴찌이며, 숙제 검사를 잘 해주는 정도마저도 30개국 가운데 16위에 그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교육계나 교사만의 잘못은 아니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 지점에서 공교육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보통교육을 살리는,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담보하는 하나의 유력한 처방으로서 학교도서관을 국가적 과제로 삼아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2. 2002년과 학교도서관 올해는 학교도서관에 관한 한 역사적인 해이다. 지난 8월 교육인적자원부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정부 차원의 학교도서관 정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정책의 명칭은 『좋은 학교도서관 만들기 학교도서관 활성화 종합 방안』이며, 핵심 내용은 2003년부터 5년 간 3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6천 개의 학교에 학교도서관을 새로 설치하거나 환경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경북의 경우 5년 간 투입될 예산 규모는 285억 원이며, 지원 대상 학교는 570개 학교이다. 우리 나라의 학교 수는 1만 6백여 개이다. 5년 간 60%에 가까운 학교에 학교도서관이 새롭게 설치되거나 도서관 환경이 개선된다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정책은 열 달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미숙아처럼 심각한 한계와 문제를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책의 도달 목표가 허약하고 미흡하다. 우선 대상 학교가 60%에 지나지 않아 교육의 기회 균등이라는 측면에서 비판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둘째는 한 학교에 5천만 원의 예산 규모로, 그것도 한 번 지원되면 끝인 이 정도의 단발성 지원으로 학교도서관을 제대로 가꿀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가장 결정적인 한계는 사서교사를 중심으로 한 학교도서관 전담 인력에 대한 지원 장치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사서교사가 없는 도서관은 선장이 없는 배와 다를 바 없다는 측면에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웃 일본의 경우 4만 개가 넘는 학교에 8만 명이 넘는 사서교사가 일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 나라는 1만여 개가 넘는 학교에 160여 명의 사서교사가 근무하고 있을 뿐이다. 경북의 경우 2001년까지는 1천여 개의 학교에 단 한 명의 사서교사가 있었다. 2002년 22명의 사서교사를 더 증원하여 현재 23명이 일하고 있지만, 교원 총 정원 안에서 충원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사서교사 확충에 대한 미래 전망은 어둡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책은 획기적인 것이다. 더욱이 학교도서관의 중요성을 일깨운 의미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큰 상징성을 띠고 있다. 이 정책에 관한 한 이제 공은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으로 넘어갔다. 무엇보다도 먼저 교육청 차원에서 정책을 제대로 밀고 나갈 수 있는 팀을 구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전담 부서를 구성할 수도 있고, 적어도 계획 기간 중 업무를 전담할 타스크 포스팀을 편성해야 한다. 그 팀에서는 시·도 차원의 학교도서관 업무를 관장하고, 제한된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세부적인 시행 계획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현장 지원 업무를 수행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정책 지원 대상 학교에서 제외된 40%의 학교에 대한 지원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체제 구축, 공공도서관과의 연계 방안 강구, 시·도 차원의 학교도서관 지원 통합 관리 시스템 가동, 학부모·시민 단체와의 역할 분담, 부족한 사서교사 인력의 실질적인 보완책 강구, 장서 확충과 지속적인 환경 개선 모색 등 그 팀이 할 일은 엄청나게 많다.
3. 아름다운 학교도서관을 위하여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습니다’ 라는 빌 게이츠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위대한 사업가이자 사상가인 빌 게이츠를 탄생시킨 텃밭은 마을 도서관이었다. 세계적인 도서관 선진국인 핀란드의 학교도서관은 의외로 보잘 것 없다. 그 이유는 인구 7천 명 당 한 개 꼴로 마을마다 공공도서관이 잘 운영되고 있어서, 학생들이 그 도서관을 학교도서관처럼 잘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는 핀란드와 다르다. 인구 24만 명당 한 개 꼴로 설립된 공공도서관은 어지간히 큰 지역이 아니면 그 그림자조차 볼 수 없는 형편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 나라의 현실 속에서 도서관 정책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학교도서관을 학교 문화의 심장부로 육성하는 것은 물론 지역 사회 전체의 문화 센터로 육성해 나가는 것이다. 우선 문화적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고 여유 교실이 많은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학교도서관을 제대로 설치·운영해 나간다면 적은 예산으로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생들이 마을 도서관을 찾는 핀란드와는 달리 지역 주민들이 학교도서관을 찾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환경 개념의 도서관을 학생과 교사, 지역 주민에게까지 선물해 줌으로써, 사회적 차원에서 독서 분위기를 확산하고 해이해진 공동체 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도서관은 학교와 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지역 주민과 시민 단체의 공동의 관심사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다. 2002년은 국가 차원의 학교도서관 정책이 마련된 뜻깊은 해이다. 그리고 학교도서관을 모티브로 여러 가지 값진 생각들을 하게 해 준 소중한 한 해가 아닐 수 없다. 주요 언론에서 몇 년 전부터 학교도서관에 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고, 학교도서관살리기국민연대를 중심축으로 하여 많은 시민 단체들이 학교도서관에 관한 관심을 환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들은 전국적인 규모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한 계몽적인 수준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입법(立法)으로 구체화되거나 정책으로 실현된 실적은 미흡하다. 이제 공은 지역 사회로 넘어왔다고 보아야 한다. 전국적인 수준에서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주요 언론 매체가, 학교도서관살리기국민연대를 비롯한 시민 단체 본부가 전략(戰略)을 제시해야 하며, 보다 구체적인 전술(戰術)은 시·도 교육청이, 신문을 비롯한 지역 언론이, 시민 단체 지역 본부나 자생적 시민 단체가 나서야 한다. 그리고 전투(戰鬪)는 단위 학교와 학부모, 지역 주민들이 공동 전선을 펼쳐 나가야 한다. 물론 전략과 전술과 전투는 수직적·수평적 상호 관계 속에서 정교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올해부터 고등학교까지 확대 적용되고 있는 제7차 교육과정도 후기 산업사회에 대한 예측을 토대로 설계된 것이다. 제7차 교육과정이 테마로 삼고 있는 창의성과 자기 주도적 문제 해결 능력 신장 또한 학교도서관을 중심으로 하지 않으면 도달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학교도서관을 우수한 환경과 기능과 인력을 갖춘 학교 문화의 심장부로, 지역 사회의 문화 센터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학교도서관은 인성 교육의 기본을 다지고 지식의 기초 체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교육 환경이기 때문이다. 최소의 비용으로 공교육의 위상을 강화하고, 우리의 미래를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학교도서관은 우리 보통교육의 원기를 돋우는 보약이자 막힌 혈(穴)을 뚫는 신침(神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학교도서관은 오염된 청소년 문화를 정화하고 생기를 불어넣는 지식과 문화의 울창하고 아름다운 숲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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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중심에
선 국립중앙도서관
2002년 대학도서관의
변화와 남겨진 과제들
2002년 공공도서관의
변화와 앞으로의 과제
아름다운 학교도서관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