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5월호


 

 

공공도서관 서비스 개발을 위한 IFLA/ UNESCO 가이드라인 / Philip Gill 저 ; 장혜란 역. - 서울 : 한국도서관협회, 2002. - xvii, 119p ; 22cm (￦10,000)

ISBN 897678-055-8

원서명 : The Public Library Service : IFLA/ UNESCO Guidelines for Development
원저자 : prepared by a working group chaired by Philip Gill on behalf of the Section of Public Libraries, IFLA

세계의 도서관들도 급속한 정보기술의 발달과 신자유주의 확산 등으로 인해 많은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도서관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변화의 바른 방향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러한 방향성에 근거해서 도서관에 요구되는 사항들을 적절하게 반영하여 신속하면서도 확고한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자세이다. 그런데 사실 단위 도서관에서 전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양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자기 도서관에 적용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크게 부족하고, 실제 도서관 운영에 있어서도 행정적인 관점이 전문가적 관점 또는 이용자 관점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변화를 주도하기란 또한 부담스러운 일이다. 또한 발전과 변화의 단계가 다른 도서관들로 구성된 한 국가 또는 사회에서 일관되고 종합적인 도서관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경우 그 어려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그러한 변화의 방향에 구체적 발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모범적 사례 또는 지침일 것이다. 이번에 번역된 이 책은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과 유네스코(UNESCO)가 공동으로 공공도서관에 새로운  발전을 이끌 목적으로 다양한 서비스 개발 사례와 정보를 제공하고, 각각의 발전 단계가 다른 도서관에도 유용한 지침을 제시할 목적으로 일련의 기준과 권장안도 포함하고 있는 종합적이면서도 세련된 지침서이다. 이미 여러 차례 제시한 바 있는 공공도서관선언을 비롯한 여러 지침서를 발전시킨 것으로 지역사회의 요구에 적합한 효과적 공공도서관 서비스 개발에 노력하는 사서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활용해 우리나라 공공도서관들도 사서들이 주도하여 지식과 정보제공 기관으로 거듭나고 이를 통해 창조적인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いま，市民の圖書館は何をすべきか : 前川恒雄さんの古稀を祝して / 前川恒雄先生古稀記念論集刊行會 編. - 東京, 出版 ニュ－ス社, 2001. 413p ; 22㎝ (￥3,500)

ISBN 4-7852-0095-2

이 책의 주인공인 前川 선생은 60년대 전반, 일본의 공공도서관이 학생들의 공부방 역할밖에 할 수 없었던 열악했던 시절에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도서관으로 만들기 위해 도서관 진흥 관련 행정 전반과 도서관 관련법 입안 등에 전력을 다하여 참여하고 동시에 선생 스스로도 히비야(日野)도서관장 등을 역임하며 공공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책들을 제시하는 등 도서관 이론들을 현장에서 실천적으로 실증해 낸 인물이다.  

이 책은 권력이나 시류에 편승하는 도서관 서비스를 싫어하는 前川선생의 사상과 인품을 받드는 이들이 꾸민 고희를 기념하는 논문집으로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는 선생님의 思想과 활동을 그린 ‘前川恒雄와 도서관’, 제2부에는 일본 공공도서관 운동의 이론과 그 흔적인 ‘이론과 실천’으로 짜여져 있어 사회과학적인 공공도서관학의 형성에도 연계할 수 있다. 마지막 3부에는 선생의 강연록, 저작을 모은 ‘前川恒雄先生著作目錄’이 첨부되어 있다.

일본의 공공도서관계도 순조로운 발전과 성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서관 외부로부터 압력과 도서관내부의 매너리즘에 빠진 서비스, 공공경제론적 자치제 경영론에 따라 도서관 유료화와 전문직원을 부정하는 비상근 직원제와 파트 타임제도 도입 확대, 정보화 사회를 배경으로 한 역사인식이 결여된 도서관 미래론 등등, 도서관계는 혼미와 정체에 빠져 있다. 이러한 때에 ‘지금 도서관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사상적 논의를 제기하고 있는 이 책은 21세기 새로운 공공도서관 이론을 구축하는 데에 일조(一助)를 하는 자료가 될 것이다.

 

圖書館·圖書館硏究を考える：知的自由·歷史·アメリカ / 川崎良孝 編著. - 京都 : 京都大學圖書館情報學硏究會, 2001. - xii,278p. ; 22cm(￥4,000)

ISBN 4-8204-0120-3

이 책은 미국의 도서관사와 도서관의 지적 자유와 관련된 논문 중, 기존의 도서관 연구에 대하여 그 관점이나 방법면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집필한 6편의 논문을 수록한 것이다. 京都대학 교수인 편저자 카와사키 요시타카(川崎 良孝)는 기존의 도서관 연구에 결여된 관점과 문제의식을 지적하고 불만을 토로한다. 예를 들면,‘도서관의 권리선언’에 관한 연구에서 그 선언 자체에 나타나 있는 숭고한 이념이나 사명을 연구한 논문은 있어도, 그 선언이 법률상 어떠한 의미를 지니며 그 선언의 특징이나 한계를 검토한 연구결과물은 적다고 비판한다. 그가 도서관 연구에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것은 어떤 도서관 현상을 논할 때 그 사회적 의미라든가, 다양한 문화적 장치와의 관계 속에서 도서관을 파악하고 해석하며, 또 그러한 기존의 도서관 연구의 해석을 비판적으로 재고찰한다는‘관점’이다.

1장부터 3장까지는 이론과 방법에 관한 논문이, 4장 및 5장은 도서관 활동을 실증적으로 고찰한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제1장은 미국 도서관사 연구의 제1인자인 웨인 위건드(Wayne A. Wiegand)의 “20세기의 도서관, 도서관학을 돌이켜 본다: 좁은 시야와 맹점”을 번역한 것으로, 19세기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미국 도서관사를 거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2장 이후의 논문을 이해하는 데 기본적으로 도움이 된다. 제2장은 주체형성과정의 한 영역으로 본 공공도서관, 제3장은 20세기 전반기 미국 공공도서관론의 비판적 검토, 제4장은 크리스틴 폴리(Christine Pawley)의“당구보다 좋은 것: 1890년부터 1950년까지 아이오와주 오세지(Osage)의 독서와 공공도서관”, 제5장은 인종격리와 도서관 재판의 선구적 사례, 제6장은 퍼블릭 포럼(public forum)과 공공도서관 등이다.

도서관 연구에 있어서 각각의 집필자들이 어떤 관점과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도서관 현상에 접근하고 있는지 유의하면서 각 논문을 읽어보기 바란다.

 

누가 책을 죽이는가 / 사노 신이치 저, 한기호 역. - 서울 : 시아출판사, 2002.- 527 p. ; 22 cm  (￦25,000)

ISBN 89-8144-079-4

원서명 : だれが'本'を殺すのか
원저자 : 佐野眞一

독서진흥의 붐이 일고 있는 순간에도 출판과 서점의 위기를 말하고, 도서관들은 여전히 새로운 미래의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참으로 유사한 출판문화를 보여주고 있는 일본에서 이러한 위기를 직접 확인하고 나름대로의 전망과 대안을 제시한 책이 번역되었다. 이 책은 출판과 서점, 도서관 등 책과 관련한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현재 책을 둘러싼 문화가 직면한 여러 측면의 문제들을 진단하고 분석하고 조심스럽게 대안을 말하고 있다. 디지털시대라는 특징 속에서 독자(reader)가 점차 사용자(user)가 되어가고 있어 출판과 책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지적 속에서, 특히 도서관에 대한 저자의 문제제기는 폐부를 찔러 온다. 도서관에 대한 장(章)의 제목은 “도서관이 ‘시대’와 맹렬히 싸우는 날”이다. ‘현재의 도서관에 대한 위화감’과 ‘2개월이나 기다려야 하는 베스트셀러’ 등에 대해 지적하면서 도서관이 도서대여점이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사서들에게 왜?라고 질문하고 있다. 이 질문에 어떻게 답변할 것인가.

이 책을 통해 도서관이 책의 생사에 한 부분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출판의 문제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도서관계와 출판계의 심리적 또는 실제적 거리가 너무 멀다. 이 지점에서 역자는 ‘도대체 책을 구입할 줄 모르는 우리 도서관의 수준을 생각하며 이 장을 읽으면 가슴이 저미어 올 것’(14쪽)이라고 말한다. 도서관 측에서는 출판을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기증요청서 대신 사회의 요구를 정당하게 반영한 주문서를 보내고, 이를 통해 건실한 출판이 가능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출판과 진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선 출판현상에도 정통한 사서들이 우리 도서관에 많아야 한다. 이 책이 그런 관계형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