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도시, 김해!
생각만으로도
나를 즐겁게 한다. 눈을 감으면 ‘공원 벤치에서
책 읽는 어르신들’, ‘아기를 품에 안고 동화책을
읽어 주는 애기 엄마’, ‘버스 승강장, 경전철
역사에 서서 차를 기다리며 책을 읽고 있는
학생들’, ‘시장바구니 속의 책 한 권’ …
모두의 입가에 행복 가득한 미소가 번진다.
이런 게 바로 ‘행복도시’가 아니겠는가?
사실, 김해는
고대 가야왕국의 고도로서 역사의 도시이며,
한편으로는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역동적인
산업도시이다. 지난 10년간 인구가 거의 두
배로 늘었으며, 5,400여 기업체가 활동하고
있고 도시 기반 인프라 시설도 급속도로 갖추어져
왔다. 이제는 이러한 양적, 하드웨어적 성장과
더불어 시민의 삶에 초점을 맞춘 정신적, 문화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이다.
지난해 국립중앙도서관이
실시한 독서 실태 조사에서, 성인 4명 중 한
명은 일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책맹이라는
결과를 보았다. 정부도 이러한 위기의식에서
지난 4월 기존의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을 도서관법과
독서문화진흥법으로 분리하고 국민독서권 개념을
도입하여, 독서를 국민이 향유해야 할 새로운
권리로서 제도화하여 독서진흥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책읽는 도시’ 프로젝트
이러한 안팎의
시대적 요청에 의해 『책읽는 도시, 김해!』
프로젝트가 지난 5월부터 추진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책 읽는 도시는 간단하다. 시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라도 맘껏, 즐겁게 책을 볼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책 읽는 도시 김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
결코 행정 영역에서만 노력한다고 되는 부문이
아니다.
먼저,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시민문화운동으로
확산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또한 한두 해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행정에서는 이러한 일들을 최대한 조율하고
뒷받침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지난
5월 ‘책읽는도시 김해 T/F’를 구성하여,
시작부터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함께 노력하자는
뜻에서 시민토론회와 시민설명회를 가졌으며
7월에는 ‘책읽는도시 김해 추진협의회’를
구성하였다.
특히, 지난 8월
1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책읽는사회 문화재단>과
‘책읽는도시 김해’를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한다는
협약을 맺음으로써 어떤 변화가 있어도 이
시책은 지속되어야 하는 구속력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 재단에서는
김해시에 필요한 각종 조사나 교육, 자문 등에
적극 협조해 주기로 했으며 기적의 도서관
같은 실질적 지원도 함께 이루어질 예정이다.
아울러 9월에는
경남을 대표하여 전국 도서관 축제에 참가하였고,
10월에는 ‘책읽는도시 김해’ 선포식 행사를
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 행사로 열어 책
읽기 붐을 조성하였다.
현재는 도서관
정책을 전담하는 부서를 시청 내에 신설하였으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정책 시행을 위해 ‘책읽는도시
김해 발전 계획’을 연구 용역 중에 있다.
몇 달 정도의 노력이었지만 벌써 김해시와
시민들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모습들을 보면
마냥 즐겁고 행복해진다.
내가 지금의
김해시장 자리에 있게 된 것은 책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 다니면서 많은 선생님들을
만났지만 책 속에서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을
만났었고, 실제로 독서가 내 인생을 바꾸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장이 된 이후에 독서량이
줄었던 게 사실이다. 지금은 나부터 모범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달에 네 권 이상의
책을 읽고, 그 중 적어도 두 번 이상은 독후감을
올려 직원들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직원들과
시민들 사이에서 거실에 TV를 없애고 서재로
꾸몄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10월부터 시행한
북스타트 운동에도 날이 갈수록 많은 엄마들이
회원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그리하여 가족
단위로 도서관을 찾고 책을 읽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나는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우리 김해의 미래를 바꾸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독서 습관은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유일한 즐거움이며 모든 쾌락은
시들어도 이것은 지속된다”라는 말처럼 독서는
개인의 내면적 기쁨이며, 아울러 독서에서
나오는 무한한 상상력과 창조력이 우리 김해의
도시 경쟁력으로 자리 잡아 미래의 도시 가치를
높이게 될 것이다.
독서 인프라 시설 확충과
책 읽기 문화운동으로
앞으로 ‘책읽는도시
김해’ 만들기 계획은 독서 인프라 시설 확충과
책 읽기 문화운동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다.
버스 승강장에
설치되는 ‘참 작은 도서관’과 관공서나 병원,
금융기관과 같은 시민 다중 이용시설에 ‘미니도서관’을
개설하여 언제 어디서나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2007년에는 7개소의
작은도서관을 설치하였으나 향후 작은도서관을
지속적으로 건립해 나갈 것이며, 슬럼화되어
가는 구 시가지에 주민 개방형 학교도서관을
건립하여 마을 공동체가 살아나는 구심점이
되게 할 것이다.
또한 기존의
칠암도서관과 장유도서관의 어린이실을 리모델링하여
딱딱한 학습 분위기를 편안한 거실이나 놀이
공간의 분위기로 만들어 어린이들이 집보다
편하고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겠으며, 나아가
내년에 개관하는 북부도서관의 어린이실도
전문가들의 세심한 손길로 공공도서관 내의
“기적의 도서관”으로 꾸며 갈 계획이다.
그리하여 향후 최고의 영감을 불어넣어 “기적이
있는 기적의 도서관”을 시민들과 함께 지어
갈 야심 찬 꿈을 김해시는 설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우리 시는 도서관 통합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모든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의
자료와 회원을 통합 관리하여, 언제 어디서나
대출ㆍ반납하는 시스템을 연차적으로 갖출
계획이다.
또한 독서 문화운동은
매일 밥을 먹고, 잠을 자듯 책 읽기가 생활의
일부로서 즐거운 습관으로 형성되어야 참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시 차원에서
어린이들의 독서 습관 길러주기에 많은 힘을
쏟을 계획이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5개년 계획으로 실시한 학교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많은 학교도서관이 잘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전담 운영 인력이 없어 제대로
운영이 안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서관 아카데미’를 운영해서
학교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맞춤교육을 통해
사서 인력을 지원하고, 학부모 도우미 교육에
대한 요구도 수용할 계획이다.
또, 학생들에게
책 읽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하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교사를 대상으로
공모하여, 독서가 수단이 되지 않고 독서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시민으로 양육코자 한다.
특히 김해의
클레이아크에서만 제작할 수 있는 벽화타일에
학생들의 독후감상화를 그려 넣어 신축되는
도서관 외벽과 경전철 역사 등에 장식코자
한다. 언젠가 성인으로 성장한 후에 고향에
돌아와 자신의 독후감상화를 보며 그때의 감동을
회상할 수 있는 추억의 장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직장이나
사회단체에서는 “내게 감동적이어서 당신께
권하는” 책 릴레이 운동을 펼쳐 잔잔한 감동을
이어갈 것이다.
2007년도에는
김해의 책으로 최인호 작가의 「제4의 제국」을
선정하여 많은 시민들이 김해의 역사와 뿌리를
되새겨 보는 기회를 가졌다.
2008년에는 ‘책읽는도시
김해’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One book One
city’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누구나 읽고
이의 없이 좋은 책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김해 시민이 함께 생각하고 대안을 찾아야
하는 갈등의 주제를 찾아 관련 책을 읽고 토론하여
발전된 결론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만들어 갈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독서의
힘을 체득해 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물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문화운동이라는
게 적어도 한 세대가 지나야 비로소 조금씩
그 성과물들이 나타나는 사업인 만큼 힘들고
긴 여정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민과 하나 되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어느 순간 우리 김해가 전국 어느
도시와도 견줄 수 없는 성숙한 문화시민, 행복한
문화도시로 거듭나 책 읽는 대한민국의 중심에
서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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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종간ㆍ김해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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