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지루한 이야기부터 ‘2.0’의 홍수까지
‘Web 2.0’은 구체적으로 정의 내려진
개념이 아니라 ‘닷컴’ 붕괴 후의 웹의 새로운
흐름과 현상을 총체적으로 대표하는 용어이다.
용어의 시작은 2004년 O’Reilly Media와 CMP
Media가 주최한 컨퍼런스의 브레인스토밍 세션에서
오라일리의 데일 도허티(Dale Dougherty)가
처음 사용하면서부터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용어를 사용한 도허티가
개념을 정의한 것이 아니고 브레인스토밍 참여자들이
직접 현재 웹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슈, 변화
양상들을 정리하고 논의하면서 ‘Web 2.0’의
실체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후 ‘Web 2.0’은 이용자 참여, 개방,
공유의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Identity 2.0’,
‘Law 2.0’, ‘Marketing 2.0’, ‘Media
2.0’, ‘Advertising 2.0’, ‘Mobile 2.0’,
‘Enterprise 2.0’, ‘Library 2.0’ 등 수많은
2.0들을 양산하며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를
대표하는 용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Web 2.0의 첫 인상
우리는 버전에 익숙한 시대에 살고 있다.
가전제품부터 자동차, 컴퓨터 운영체제, 다양한
프로그램 등 연도를 기본으로 한 버전에서부터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1.0, 2.0 등 … 어렵게
찾아 나서지 않아도 주변에서 너무도 쉽게
접할 수 있다.
‘Web 2.0’이라는 용어가 대부분의 사람에게
주는 첫인상은 아마도 “그럼 1.0이 뭐였지?”라는
어리둥절함과 “내가 1.0 시대에 살고 있고
곧 2.0 시대가 도래하겠군”하는 지레 짐작,
“3.0 시대는 언제쯤 오는 걸까?”라는 막연한
의문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 서두에서 이미
이야기한 것처럼 ‘Web 2.0’은 정의된 개념이나
1.0의 다음 버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 여러 가지 웹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
웹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가고 있는 여러 가지 정보들이 이미 모두 ‘Web
2.0’의 범주에 포함되어 있으며, 이러한 흐름과
변화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Web 2.0’이다.
도대체 ‘Web 2.0’이란 무엇이며 왜 열광하는가
‘Web 2.0’을 가장 대표하는 특징은 참여와
개방과 공유이다. 굳이 용어를 정의하자면
“이용자의 참여, 개방,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특징지어지는 차별적인 차세대 인터넷, 그
이상의 총체적인 트렌드로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 트렌드”를 ‘Web2.0’이라고 할 수
있다.1)
‘Web 2.0’은 구체적인 실체(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등)를 가지고 등장한 개념이기 때문에 위의
막연한 정의보다는 실제로 어떤 서비스를 ‘Web
2.0’이라 지칭하는지 예시를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이해 방법이다.
아래의 표는 초기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2.0의 개념을 기술했던 사항들이다. 1.0, 2.0의
구분은 변화의 양상을 보여 주기 위한 기준점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으며, 양쪽의 서비스 방식,
운영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이해하면 ‘Web
2.0’의 정체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서는 위의 다양한 특징 중 가장 주목해야
할 것들과 뒤에 나오는 ‘Library 2.0’ 설명에
필요한 몇 가지 항목만을 우선 살펴보기로
한다.
⊙ Ofoto는 온라인 이미지 업로드와 인화
서비스로서 사업자 중심으로 사이트 구조와
서비스가 이루어져 있는 반면, Flickr는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이미지를 공유하는 이용자 중심의
이미지 공유 서비스이다.(http://flickr.com/)
⊙ Akamai는 중앙집중형 파일 공유 서비스인
반면, BitTorrent는 P2P 방식의 분산형 파일
공유 서비스이다. MP3.com과 Napster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전자는 중앙집중형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Napster의 경우는 분산형 음악
공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 Britannica는 소수의 전문가 집단에
의해 운영되는 유명한 백과사전이다. 비록
온라인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운영 방식에 있어서는 여전히 전문가 중심적이다.
반면 Wikipedia2)는 다수의 사용자들이 직접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고 변화하는 양상에 대해
즉시 새로운 지식을 편집, 수정하면서 이용자
스스로가 운영 주체가 되는 서비스이다. 즉,
정보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분리되지 않는 형태의
서비스이다(위키코리아 : http://ko.wikipedia.org/).
⊙ Personal Websites와 Blogging은 현재
시점에 크게 차이점을 두기는 힘들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Blogging이라는 개념의 도입
전부터 이미 ‘미니홈피’나 주요 포털 들의
다양한 개인화 서비스의 도입으로 1인 미디어의
활성화가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RSS, Trackback 등의 기술 적용으로
자신의 의견에 대한 다양한 의견 수렴과 공유,
전파가 가능하게 되면서 보다 급속도록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쉽게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생산, 공유, 전파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등장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살펴볼 항목은 텍사노미(Taxonomy)와
폭소노미(Folksonomy)이며, 도서관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는 특징 중의 하나이다. 텍사노미가
도서관 등 정보를 분류하고 관리하는 전문적인
영역에서의 분류라면, 폭소노미는 웹을
기반으로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가 전통적인 분류 기준인
디렉토리 형 대신 태그(tags)를 사용하여 자유롭게
분류하고, 피드백을 통해 공동으로 분류하고
정보를 체계화해 나가는 형태를 말한다. 단적으로
말해서 우리 도서관의 사서들이 KDC, KORMARC
등의 분류 체계에 의해 정보를 체계화해 나가는
반면, 웹의 일반 이용자들은 특정 정보에 대해
객관적인 분류 기준 대신 자신의 주관적이고
직관적인 감성에 의지해 정보를 표현하고 분류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위에 열거한 다양한 서비스 방식들을 함축적으로,
그리고 보다 근사하게 표현하면 플랫폼으로서의
웹(Web as a Platform)3), Collective Intelligence,
Social Networking, Folksonomy, Mash-Up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 근사한 표현을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들과 결부시켜 보면, 다음과 같다.
1. 컴퓨터라는 매체보다는 네트워킹(웹
플랫폼)을 기반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한글,
Word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웹상에서 이용하고(Google
등), 특정 컴퓨터의 즐겨찾기(Bookmark)가
아닌 웹상의 북마크(google, del.icio.us 등)를
통해 타인과 정보를 공유하고 편집하고 네트워킹이
연결된 상태에서 언제든 편하게 이용한다.
컴퓨터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문제가 아니라
현재 내가 네크워킹되어 있는가가 중요하다.
2. 도서 구입을 포함한 온라인 쇼핑에 있어서
이미 상품을 구입했던 사람들의 의견을 가장
중요한 참고정보로 활용한다.
공통의 관심사에
따라 서로 모르는 사람들일지라도 웹을 기반으로
전문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이들의 의견은
특정 상품의 제조사는 물론이고 일반인에게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3. 웹을 통해 기록, 전송되는 정보에 오류가
있거나 더 최신의 정보가 존재할 경우 내가
직접 이를 편집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람의
전문적인 의견을 언제든지 접할 수 있다. 점점
실시간 정보 교류,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내가 그 주체로 활동할 수 있다.
4. 표면적으로 우리는 느끼지 못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독특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결합하여 이용자에게 전혀 새로운
양상의 제 3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mash-up).
구글의 Map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Web 2.0’의 실체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의
생활에 이미 침투해 있다. 사실 ‘Web 2.0’은
닷컴의 붕괴 후 끝까지 살아남아 성공적인
비즈니스 활동을 하고 있는 Google과 같은
기업(서비스)의 특징을 지칭하는 말이다. 유행처럼
2.0이 번져 가면서 기업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 창출과 내부의 창조적 지식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보다 많은 소비자의 참여를 위해 2.0에
열광하고 있다. 또한, 일반 이용자는 소수의
전문적인 미디어로부터 정보 획득이 아닌,
스스로가 미디어화 되어 반대로 전문적인 미디어로부터
관심을 받는 ‘문화 권력의 역전’ 현상에
열광하고 보다 많은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원하고 스스로 정보를 만들어 가고 있다.
웹을 플랫폼으로 활용하여 특정의 소유가
아닌 모두의 소유이며,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누구든지 발전시킬 수 있는 ‘2.0’에 모두가
열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흐름인지도 모른다.
‘Library 2.0’을 이야기하자
이제 ‘Library 2.0’을 이야기할 차례이다.
‘Library 2.0’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이
글을 접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Web 2.0’의
출발처럼 다시 되물어 보고 싶다. “당신이
생각하는 Library 2.0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무엇을 Library 2.0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최근에도 ‘2.0’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고
있지만, 사실 ‘차세대’라는 용어의 사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위의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사서들이 새로운 도서관, 지금보다
진화된 도서관의 모습을 떠올리고 대답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Web 2.0’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후 ‘Library 2.0’에 대해 질의를 던지면
대부분은 웹에서 이용자에게 도서관이 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모형을 찾으려 노력하거나,
외부에서 이미 활성화되어 있는 여러 커뮤니티,
블로그 등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우리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런 서비스들이
도서관에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4)
이유는 ‘Library 2.0’을 ‘Web 2.0’의
산물 내지는 ‘Web 2.0’의 범위에서 벗어나서
생각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Web 2.0’의
대표적인 특징은 플랫폼이 Web이라는 점이다.
이는 도서관 서비스에 있어서도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는 키워드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도서관은
물리적인 공간, 사서 등의 오프라인 플랫폼을
갖고 있고, 정보화시대, 디지털시대라는 또
다른 키워드를 통해 공간의 변화, 사서의 역할
변화 등에 대처하고 스스로 변화해야 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오프라인의 전통적인 도서관과
정보 자원의 관리/서비스 주체인 사서 스스로가
새로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변화할
수 있는 기반을 갖는 것, 그리고 새로운 웹
환경으로 주목받고 있는 ‘Web 2.0’ 기술들을
수용하는 것이 2.0이라는 흐름에 뒤쳐지지
않고, 나아가 이를 뛰어넘는 항상 준비된 차세대
도서관(Library 2.0)이 되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Library 2.0’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위의 설명과 같다. 보다 실제적인 구현들을
보면 현재의 추세를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RSS, 블로그, 위키, AJAX, 플리커, 태깅, 포드캐스트,
웹 서비스, 툴바, 북마크릿, 매쉬업 등 ‘Web
2.0’을 대표하는 기술/개념들의 실제 도서관
적용 유형과 사례는 “북마크릿을 LibraryLookup
서비스 제공 방안에 관한 연구(구중억, 이응봉.
2007. 정보관리학회지)”에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으니 이를 참고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 논문의 일부 예시를 발췌하면 다음과 같은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해외 사례 몇 가지를 언급하면
다음과 같은 형태의 서비스들이 있다.
|
‘Catalog 2.0’이라는 개념으로 이용자가
저작물 정보에 대한 리뷰, 코멘트, 태그, 관련된
레코드 정보를 추가하여 다른 이용자들이 정보
활용 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함
|
|
도서관과 지역의 역사학자, 일반인 등이
직접 참여하여 살아있는 역사 정보를 만들어
가고 있음
|
|
블로그 서비스. 도서관 자체 소식, 혹은
주제전문사서 개인의 블로그를 통한 보다 전문적인
정보 제공과 이용자와의 자유로운 피드백 등
|
도전? 기회? 반성!!
이번 글에서 초점을 맞춘 부분은 ‘Web
2.0’이라는 개념이 언뜻 생각하는 것처럼
굉장히 어렵거나 난해한 개념이 아니라는 것의
설명과, ‘Library 2.0’ 역시 그러하다는
것의 이해였다.
향후에도 ‘Library 2.0’ 등에 대한 부분은
국립중앙도서관의 웹진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을 것이고, 여력이 된다면
세부적인 기술 사항에 대한 부분과 현재 진행
중인 국립디지털도서관에서의 향후 서비스들에
대해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으리라 본다.
또한 이번 글에서 전하고 싶었던 하나의
메시지는 위의 다양한 사례들과 적용 가능
서비스들이 이미 각 도서관들에서 수행하고
있는 이용자 서비스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다는 점이고,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하나일 것이다. 2.0의 핵심으로
이미 이야기했던 ‘참여’, ‘공유’, ‘개방’
중 우리가, 도서관이 똑같은 기능의 서비스를
- 어떤 경우는 이미 앞서서 수행했던 서비스들
- 제공함에도 이용자의 참여 부족으로 활성화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진정 도서관의 서비스들이 ‘이용자’에게
맞추어져 있는 것인지, 도서관의 업무 자동화와
사서의 편리한 업무 환경에 1차 목적을 두고
이용자 서비스는 부차적인 것으로 밀려났던
것은 아니었는지, 정보 서비스의 대상이었던
이용자가 이제는 우리의 정보 소스원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대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그리하여 ‘2.0’이라는 새로운 물결 속에서
‘2.0’이 갖는 기술에만 집착하지 말고, 이것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경쟁 논리까지
이해하면서 현재의 도서관 서비스에 대해 다시
한 번 반성하고, 도서관은 이 새로운 물결을
도전이 아니라 기회로 삼을 수 있었으면 한다.
....................................................................................................................................................................................
1) Web 2.0 Principles and Best Practices,
Fall 2006, O'Reilly Media Inc. 2) Wikipedia의 정보량은 이미 Britannica를
3배 이상 뛰어넘었으며, 지금 이 순간도 새로운
정보가 신속하게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다. 3) 플랫폼으로서의 웹은 Web 2.0의 가장
핵심 개념이다. 즉, MS의 윈도우즈와 같은
OS가 플랫폼이었던 시대는 가고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가 웹을 플랫폼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Web 2.0의 핵심이다. 더 나아간다면 웹이
아니라 Network상에서 모든 서비스가 행동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4) 우리나라에는 진정한 ‘Web 2.0’서비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혹은 부족하다는 의견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국가별, 나라별로 정보
환경이나 이용자의 인식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지나치게 서비스 제공자(대형
포털 등)에게 의존적이고 이용자 스스로의
참여 환경은 부족하다는 의미이다.
|
글|박진호ㆍ국립디지털도서관 준비기획단
전문연구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