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처음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에는 사서 선생님을 만나려고 하다 보니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그러나 사서 선생님께서 놓칠 수 없다던 공연을 보는 순간 “아, 정말 재미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의 악기를 들고 오신 분들께서 연주를 하시는데 음이 약간 틀리기도 하고 무안한 상황이 와도 관중들의 박수는 열렬했다. 그 박수에 과연 한국 도서관의 성장에 대한 칭찬이 곁들여져 있었을까?  

  도서관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엔 너무 가난했던 한국, 그런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도서관들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협동하여 노력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수를 치면서 적어도 난 그런 생각을 했고, 다른 곁에 계시는 분들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믿었다. 비록 아직 미국의 공공도서관 시스템처럼 굳건한 기반을 다져 놓은 건 아니었지만, 이런 기회들을 통해서 도서관을 알리고 기틀을 더 잘 갖추려고 하는 게 아니었던가?

  현재 고등학생의 눈으로 보는 도서관은 독서실과 같은 존재였다. ‘축제’나 ‘문화생활’ 하고는 거리가 먼, 그냥 자기 책을 가지고 와서 공부하고 가는 그런 곳이었다. 열람실에 앉기 위해 몇 백 명 이상의 대기자들도 마땅히 기다려서 공부만 하고 가는 그런 곳이었다. 옆에 있는 책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사서들에 대한 인식도 그냥 ‘책 꽂는 지루한 사람’ 쯤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번 도서관 축제를 통해 도서관에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곳곳에서는 사서들과 참여자들이 함께하는 이벤트가 한창이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공연을 하고 있었다. 도서관들은 현대 사회 시민의 요구에 맞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책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종류의 문화생활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이 축제에서는 다양한 활동들과 공연을 통해 걸맞게 표현하고 있었다. 마치 도서관의 변화를 뽐내듯이, 사람들에게 널리 퍼뜨리는듯이 살며시 알려주고 있었다.

  과연 그냥 도서관 축제가 아닌 ‘대한민국’ 도서관 축제였다. 나라 곳곳에 이렇게 많은 도서관이 있었다니! 자신의 도서관을 널리 알리기 위해 방방곡곡에서 찾아와 주신 모든 분들에게 너무나 감사했다.

  이 축제가 없었다면 우리나라 도서관에 대해 오해를 많이 하고 살았을 것이고, 단지 독서실로만 착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축제로 인해 대한민국의 도서관이 시민의 요구에 발맞춰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도서관은 책만 읽는 곳이 아닌 공연장이나 영화관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걸 깨달았다.

대한민국 도서관의 미래는 이미 밝아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