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닝 포인트’라는 말이
있다. 전환점이라고 풀이하는
이 단어는 우리에게 친숙한 외래어가
된 느낌마저 든다. 변화는 그
이전과 이후가 어떤 분기점을
기준으로 분명히 나누어진다.
그리고 그 분기점에는 영향력을
미치는 어떤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미국 각계각층에서 명사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터닝
포인트가 된 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따라가 보면, 책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나침반이고(제1부),
깨달음을 던져 주는 열쇠며(제2부),
여행이 선사하는 지혜와도 같다(제3부).
더불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현자들과 만나게 해 주는 소통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제4부). 때로는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끝없는 도전과
용기를 주는 힘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제5부).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의 제목이 말해 주듯, 인생
전체를 뒤흔들 만큼 강렬한 힘을
발휘하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연금술”이 될 만한 책을 만나는
일은 그야말로 “축복이자 기회”가
아닐 수 없다(제6부). 변화라는
것은 사실 우리가 눈치 채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는 자연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거론하는 책들이
부자가 되는 지침서도 아닌데
하나같이 베스트셀러인 점은 사실
조금 묘한 느낌을 주었다. 생존(살아남는
것)이 이슈가 된 이 시대에, 필자들이
꼽은 책들은 먹고사는 것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 정신적 가치에
관한 책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언급할 만한 필자의
글은 <억만금으로도 마음의
가난은 해결하지 못한다>는
파라 그레이의 글이다. 그레이는
시카고의 빈민가 출신으로 이
책의 주된 필자들과는 출신 계층이
조금 다르다. 파라 그레이 재단의
설립자가 된 그에게 전환점이
된 책은 《성공을 부르는 마음의
법칙 7가지(The Seven Spiritual
Laws of Success)》였다. 사실
스스로도 밝히고 있는 바처럼,
이 책은 그가 이미 성공을 거둔
뒤에 읽은 책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미국의 세계적인 금융인인
크리스 가드너(Chris Gardner)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행복을
찾아서(pursuit for happiness)>에서
주인공은 경제적인 파산 상태로
아내마저 떠나가고 어린 아들과
함께 공중화장실에서 잠을 청해야
하는 노숙자 신세가 되어 버린다.
그런 주인공에게 행복이란 고급
스포츠카를 몰며 자기 앞을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만의 특권이었다.
그때 그는 자신이 불행한 이유는
돈이 없기 때문이고, ‘행복을
추구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드너와 마찬가지로
빈민 출신이었던 그레이는 이미
부를 이룬 뒤에는 이렇게 말한다(가드너에게도
같은 생각인지 직접 물어야겠지만).
‘진정한 행복은 마음에 있다’고.
‘억만금으로도 마음의 가난은
해결하지 못한다’고.
두 사람의 이야기와 우리의
현실, 그리고 이 책을 다시금
훑어보며 이런 생각이 든다. 물질과
정신, 부와 가난의 문제 이전에
인간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불씨가
돼 줄 ‘진정성’이 인생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계기라는 점이다.
어쩌면 먹고사는 문제와 동떨어진
이 책 각 편의 주제들은 인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쉽지만 아주 어려운
것들이기 때문이다.
김자영(출판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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