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 받고 있지요♬~(중략)’
이 노래 가사는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남자에게 잘 어울리는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인 것 같다. 특히 그 남자가
사서라면 더욱 공감할 것이다. 물론, 이런
조건 아래에서도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라고 반문한다면, 당신을 스스로 남자로 생각하지
않고 있거나 사서인지 모르고 있을 수 있으니
자신을 한번 되돌아봐야 할 일이다.
며칠 전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2007년도 사서직공무원 특별 채용 최종 합격자
15명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하였다. 작년
합격자 28명까지 합하면 2년 사이에 43명을
채용하여 굉장히 드믄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더욱 드믄 일은 43명 중에 남자는 단
한 명이며, 그나마 올해 합격자는 모두 여자라는
것이다. 그 남자 사서는 문두의 CCM을 이어서
부를 것이다.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에겐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이러한 수치는 각 대학교의
문헌정보학과 재학생 중 남자의 비율과 그
적은 수의 남자들마저도 일반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볼 때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상황을 도서관 사람들은 알기
때문에 남자 사서를 아껴 줄 수밖에 없는 건
아닐까? 하지만 이러한 사랑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방법이 필요하다. 사랑이
크면 기대도 클 것이며 그에 따른 실망도 클
것이기 때문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남자들에게』
이야기하였다. 성공하는 남자들은 첫째, 몸
전체에서부터 발산되는 어떠한 밝은 빛(조용한
동작 하나하나에서도 어떠한 밝은 분위기를
띠는 그러한 밝음)을 발하는 남자. 둘째, 어둡고
검은 쪽으로 눈이 가지 않는 남자. 세 번째,
자기의 일에 90퍼센트의 만족과 10퍼센트의
불만을 가진 남자. 네 번째, 보통 상식을 존중하는
남자. 또한 그녀는 ‘이렇게 완벽한 사람이
몇이나 되냐’는 말을 들을 것 같아 하루에
약 10시간 정도 이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괜찮다는 추신을 달았다.
그래서 정보봉사실에서 참고봉사를
하면서 도전해 보았다. 그러나 행동이 생각을
따라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혈세 운운하면서 도서관이
너무 덥다/춥다고 하는 사람, 검색용 PC에서
인터넷 쇼핑을 하는 사람, 음식물 반입 금지
안내판 옆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 도서관
책을 자기 책인양 열심히 밑줄 긋는 사람을
보면 출근할 때의 그 밝은 빛은 어느새 암흑으로
변하고 어둡고 검은 쪽으로 눈이 가며 90퍼센트의
불만을 가진 남자가 되어버리고 만다. 이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은 소수이고 이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에는 도서관도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은 안다.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이건 아니잖아’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속이
좁고 그릇이 작아서일 것이다.
스스로의 도전을 통해 한
가지 알 수 있었던 것은 이용자들은 도서관의
사서를 남자/여자로 구분지어 보는 것이 아니고
그냥 사서로 본다는 것이며, 이용자들의 불평ㆍ불만과
잘못된 행동을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참을 인(忍)을 가슴에
깊이 새겨 순간순간 꺼내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서 말이다.
도서관에서 ‘까다로운 이용자’의
산을 넘었다면 ‘내부의 직원’이라는 또 다른
산이 다가온다. 도서관에서 남자의 말과 행동은
어떤 경유에 의해서든 쉽게 인구에 회자되거나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게 된다. 여기에서는
‘~살아남는 법’이니 후자의 측면에서 생각해
봤다.
아무리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남자 사서라 하더라도 그 사랑의 한 구석에
있는 질투를 동반하게 된다. ‘질투’란 다른
사람이 잘되거나 좋은 처지에 있는 것 따위를
공연히 미워하고 깎아내리려는 행동을 말한다고
볼 때, 남을 부러워하고 자기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선망’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그래서
비의도적인 말이나 행동에서 그 빌미를 잡히기
쉽다. 그 빌미로 만들어진 쓴 소리들은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서 뒤늦게 전해 듣기 때문에
한쪽 귀로 들어와서 마음에 응어리를 만들고
입으로 나가게 되어 오해를 만들기 쉽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술 한 잔 하는 것이지만 술은
일시적이고 모든 사람에게 통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할 때,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고민을 해봐도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 같다.
스스로의 말과 행동을 바라보고 조심할 수밖에는
없다. 진부한 방법을 제시하게 되어 본인도
안타깝지만 아직까지는 다른 방법이 나올 때까지
이것으로 대신해야 할 듯하다. 이 방법은 그
결과를 쉽게 볼 수 있는 형태의 것이 아니기에
판단하기에는 어렵지만 분명 인구에 회자되는
일이 많은 방법이 될 것이다.
‘도서관에서 남자로 살아남는
법’보다 도서관에서 괜찮은 사서로 살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으며 10년, 20년 후
괜찮은 사서로 살고 있다고 자랑 삼아 글을
다시 쓸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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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l
강대경ㆍ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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