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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시의 도서관에서 만나는 지인들에게... 마땅한 도서관이 없어 왔다는 대답과 설명을 하면서 왠지 의왕 시민인 것이 부끄럽고 민망하기도 했었답니다.
5월 31일 개관식을 한다는 문자를 받고, 저는 제 일처럼 기뻤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웃었나 봅니다. 직장 동료가 묻습니다. 무슨 좋은 일 있느냐고?
의왕시 중앙도서관이 개관한다는 소식이 왔노라고 말했더니 오히려 동료가 저를 보며 피식 웃었습니다. 그 웃음 속에는 그게 뭐 그리 좋은 소식이냐? 는 반문이 담겨 있었지만, 저는 모른 체 외면하고 한동안 그렇게 배시시 웃음을 짓고 있었답니다.

- 의왕시 중앙도서관 자유게시판 한기석님의 글 -

 

  우리 의왕시는 안양과 군포, 과천 3개 시에 걸쳐 위치해 있는 인구 13만 명의 친환경도시다. 1993년부터 의왕시립도서관을 운영해 왔으나 교통이 불편하고 규모가 작아서 가까운 안양이나 군포, 과천의 도서관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 31일 지하 1층, 지상 4층의 친환경적인 건물에 4만여 권의 도서와 5,000여 종의 전자책을 갖춘 의왕시 중앙도서관이 개관하면서 문화에 목말라 있던 우리 시의 시민뿐만 아니라 타 시군의 시민들에게까지 문화적 혜택 및 여가 공간을 제공하는 “행복을 주는 도서관”이 되었다. 앞으로 우리 도서관은 2007년 말까지 7만여 권의 장서 확보는 물론이고, 의왕 시민의 종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변화의 길을 모색하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

 

도서관 최초 친환경 건축물

  건물 외형을 보면 연면적 7,268㎡(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에 마치 이집트 피라미드를 연상케 하는 외관이 예술성과 웅장함을 자아내고 있으며, 내부에는 어린이책마루, 문헌정보실, 디지털정보실 등이 마련되어 있다. 이외에도 지하 1층에는 문화 모임이나 시화 전시를 개최할 수 있는 카페(예다움), 1층에는 미술작품 전시 코너, 2층에는 향토사료관을 설치하여 각 층별로 특성화시켰다.

  또한 도서관 최초로 친환경 인증 건축물로 지어져 예비인증을 받았고 본인증을 추진 중에 있다. 친환경 인증 건축물이란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주변 환경과의 유기적 연계를 도모하여 자연 환경을 보전하는 동시에 인간의 건강과 쾌적성을 추구하는 건축물을 말한다.

  친환경적 건축 자재와 건축 기법을 활용하여 쾌적한 실내 환경과 새집증후군을 최소화하여 이용자들의 도서관 이용 만족도를 높였다.

 

의왕 시민이 함께 만든 도서관

  우리 도서관의 가장 큰 자랑은 의왕 시민이 힘을 모아 도서기증운동(의왕시민장학회 주관)의 일환으로 1억여 원의 기금을 모아 1만여 권의 도서를 기증해 주었다는 점이다.

  이를 계기로 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고, 그 결과 도서관 운영 활성화를 위해 자원봉사자 45명이 책마루 봉사단을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도서 정리, 이용 안내, 서가 정리, 문화교실 강사 등 도서관에서 세심하게 손길이 필요한 곳에 자원봉사자가 적극 지원해 주고 있다. 힘든 일에 먼저 나서서 일하고 이용자의 입장을 배려해 주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보면 새삼 감사함과 함께 사서로서의 책임을 느낀다.

  이렇게 시민과 함께하는 우리 의왕시 중앙도서관의 모습이 앞으로 도서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RFID를 통한 도서관 자동화 인프라 구축

  4만여 권의 도서 관리의 자동화를 위해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방식을 도입하여 도서의 장서 점검, 대출 반납과 정기간행물 관리에 효율성과 편리성을 도모하였다. 또한 자가 대출ㆍ반납기 운영으로 이용자가 직접 책을 대출ㆍ반납할 수 있고, 1층 로비에 자가 반납기를 설치하여 업무가 끝난 후에도 반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300여 석 열람실의 효율적 관리를 위하여, 대출회원 인증을 통한 좌석발급 시스템을 구축하여 열람실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 도서관의 센터 도서관

  의왕시에서는 중앙도서관을 중심으로 내손 분관과 작은도서관 2개소가 하나의 네트워크 체계를 이루어 소장 자료 통합 검색 및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하나의 회원증으로 다른 도서관에서도 대출이 가능한 대출 이력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열람실 입실과 퇴실 시 회원증 인증을 통해서만 입실이 가능하다.

  어린이의 독서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어린이 책마루’에는 유아들을 위한 도서와 어린이를 위한 도서를 나누어 배치하였다. 또 유아에게 책을 읽어 줄 수 있는 ‘새싹 이야기방’, 동화구연이나 인형극도 가능한 ‘새싹 도란도란방’, 어린이가 학습과 독서를 할 수 있는 ‘꿈나무 이야기’, 독서 토론과 문화강좌를 위한 ‘꿈나무 배움자리’, ‘가족영화방’을 마련하였고, 디지털 자료를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도 설치하였다. ‘꿈나무 배움자리’에는 관내 초ㆍ중ㆍ고등학교의 추천도서를 비치하여 학생들의 교과 학습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하였다.

  문헌정보실에서는 도서, 정기간행물, 신문, 참고자료를 통합해서 이용할 수 있으며, 자료실 내에서 노트북 컴퓨터의 이용도 가능하다. 초록의 나무들이 바라보이는 문헌정보실의 창쪽 테이블은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자료 이용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60석 규모의 디지털 자료실은 인터넷, DVD, 어학 실습기, 원문 DB, 전자책,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첨단 장비들로 이루어져 있다.

 

지역 주민과 함께 만드는 문화 프로그램

  의왕시 중앙도서관에서는 지역 주민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문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까지의 문화 프로그램이 도서관에서 프로그램을 짜고 강사를 모시는 방식이었다면, 우리 도서관에서는 프로그램의 계획에서 운영까지 지역 주민이 직접 도서관에 제안하여 선정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단, 프로그램의 성격이 도서관 특성에 부합되어야 한다. 도서관은 주민들이 직접 선정한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

  지역의 독서 문화가 확산되는 것은 도서관이 앞서서 주도하는 것도 효과적이지만, 주민들이 많이 동참하고 스스로 이끌어 갈 때 더욱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향토 사료의 보고

  향토사료관은 우리 시의 향토사를 일반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그동안 묻혀 있던 향토 자료를 발굴ㆍ수집하여 학술적 가치를 부여하고 원형 그대로 유지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문을 열었다.

  향토사료관의 전시장에는 의왕시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조감 모형물과 함께 오봉산 청동기 주거 유적지 출토 유물, 모락산성 백제시대 출토 유물, 청풍 김씨 기증의 조선시대 고도서, 학의동 사기장골 가마터에서 발굴된 백자 제기, 의왕 지역 주민들이 기증해 주신 근ㆍ현대 자료 등이 전시되어 있어 도서관을 찾는 어린이에게 우리 시의 역사를 알려 주는 좋은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 도서관이 가진 많은 매력들을 생생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가지며 글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햇살이 따가운 여름 어느 날, 우리 도서관에 들려 더 많은 매력을 함께 느껴 보았으면 좋겠다.

    글|송은아ㆍ의왕시 중앙도서관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