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지킴이  

 

 

글 ㅣ정문택ㆍ안양시 석수도서관 관장

 

  최근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혁신 공유방, 혁신 제안방, 혁신 브랜드 창출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시기와 장소도 없다. 귀찮다고 고개를 흔드는 모습 또한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왜 혁신인가? 혁신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혁신의 3대 본질은 효율성 증대와 경쟁력 강화를 통한 궁극적인 서비스의 질 향상이라고 축약할 수 있다. 또한 혁신은 끝이 없으며 완성도 없는 실험의 연속으로 표현된다. 실험 정신이 우수한 사람만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으며 자신이 속한 일터에서 행복과 보람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지식정보화 사회가 확산되면서 우리 사회의 급속한 환경 변화와 함께 변화와 혁신이 강조되고 있다. 21세기는 ‘자기 경영의 시대’라고도 한다. 제4의 산업인 IT산업, 정보통신산업을 지나 이제는 제5의 산업인 ‘마음의 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인간의 무한 능력이나 감성 능력을 계발하는 산업이라고도 한다. 즉 자기 계발을 주도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인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석수도서관에서는 이러한 시대 변화에 부응하여 변화와 혁신을 위한 작은 노력을 실천하였는데, 이 중 안양시 혁신경진대회 2년 연속 우수부서의 영예를 안겨준 대표적인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맞춤 독서 정보 서비스 제공

  석수도서관은 1999년 건립 계획을 수립하고, 2001년 7월 공사를 착공한 지 2년 3개월만인 2003년 10월에 지하 2층 지상 4층, 연건평 3,222평의 현대적인 규모로 준공되었다. 이는 63만 시민이 거주하는 안양시에서 4번째로 건립된 도서관이며, 우리 시는 올해 4월 현재 5개소의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고, 올 5월 준공 예정인 안양시 최초의 어린이도서관과 비산동, 관양동에 작은도서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석수도서관은 현재 하루 평균 3천 5백여 명의 시민이 이용하고 있으며, 30여 명의 도서관 직원과 약 130여 명의 자원봉사단이 분야별로 활동하고 있다. 청년층 푸른 봉사대, 학부모 봉사대, 실버 봉사대, 스토리텔링 봉사대, 실버 동화구연 봉사대인 은나래 봉사대, 동화놀이터 봉사단 등으로 조직 운영되고 있어 “주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도서관, 함께 누리는 밝은 미래”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변화를 회피하지 않고 적극 동참하는 노력으로 2004년 말부터 직원 교육을 통하여 혁신 기반을 다져 나가는 한편, 2005년 4월부터 안양시 5개 도서관 사서직 모두가 참여하여 사서직이 직접 만든 도서 요약 서비스, 주제별(상황별) 서지 정보, 이달의 추천 도서, 도서 대출 베스트, 특별기획, 권장 도서 목록 등을 정비 보완하여 2차 자료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신착 도서 안내, 도서 요약 전문 업체와의 서비스 이용 계약 체결을 통한 도서 요약 전자도서관 서비스 등의 독서 정보 발굴 및 제공을 통하여 ‘책 읽는 안양 시민 만들기’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2005년 9월에 열린 제1회 안양시 혁신 경진대회에서 최우수부서로 선정되었으며 조직 내에서 도서관과 사서직의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우리 시의 시민 1인당 도서 보유율은 현재 1.3권으로 전국에서 앞서가는 장서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올바른 독서 길잡이가 되고자 금년 초부터 지역신문에 특별기획으로 “책 읽는 안양시민 만들기“ 연중 캠페인을 통해 도서 요약 서비스를 매주 연재하고 있다.

  현장의 사서직들이 직접 도서를 읽고 요약하여 시민에게 제공하는 도서 요약 서비스는 일반 도서 유통업체 및 일간지의 도서 추천과는 달리 순수한 목적으로 내용 자체에 역점을 두고 요약하여, 시민들에게 도서에 대한 흥미를 자극하고 전체를 파악하게 함으로써 도서를 읽을 때 이해도가 증진될 뿐만 아니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작년 말, 시민을 대상으로 한 시민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도서관에서 상시 제공하는 독서 정보가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에 힘입어 향후 독서 정보 소식지 전용 게시대 마련과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한 주기적인 설문조사 실시로 시민의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하고자 한다. 이메일 혹은 SMS(문자알림서비스)를 통하여 신규 정보를 제공함은 물론, 문고, 학교도서관, 주민자치센터 등 관내 유관기관에 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학습동아리 ‘도서관 발전연구회’ 조직

  석수도서관은 혁신과 함께 변화를 선도한다는 적극적인 사고로 2005년에 도서관 발전연구회를 조직하였다. 사서직, 행정직, 기술직, 기타직 등 직렬과 직급을 파괴하고 ‘도서관인’이라는 공동체적 주인 의식을 고취함으로써 도서관의 제반 환경-자료실, 열람실, 환경, 주차 관리, 구내식당, 문화행사, 위생, 자료 이용- 등 도서관 전체의 발전 방안에 대한 끊임없는 과제를 발굴, 분석하는 등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켜 나가고 있다.

  이는 도서관 관리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시민, 즉 고객의 입장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 불편함이 없도록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고객만족 서비스 창출을 위한 것이다.

  전체 소속 직원을 총 4개팀, 즉 이용자연구분석팀, 환경개선연구팀, 장서개발연구팀, 문화행사기획팀으로 편성하여 그 내용에 대한 회의를 개최하며 자유롭게 브레인스토밍 방식으로 의견 개진을 하고, 도출된 하나의 과제에 대한 사례조사 및 연구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매분기마다 발표회를 개최하고 있다. 발표회 개최는 전체 직원이 현재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외에도 도서관 환경 전체를 파악한 뒤 정보를 공유함은 물론, 보다 나은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노력으로 업무에 대한 많은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추진 실적은 총 16건의 연구 성과가 있었으며 ON-OFF LINE 병행 습득물 보관센터 운영과 도서 대출 통합 서비스, 기증 도서 접수 및 등록에 관한 규정 수립, 1.15 정보달인 등 놓치기 쉬운 작은 부분을 발견하여 전체 도서관 환경 개선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또한 연구 성과는 <도서관발전연구회지/2006 창간호> 자료집으로 발간하여 관내 유관기관 및 공공도서관을 대상으로 배부한 실적도 있다.

  도서관 경영의 최우선 과제가 ‘사람 중심’임을 알고 인간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하는 동시에 인재를 키우는 정직한 정신에 입각하여 조직한 학습동아리인 ‘도서관 발전연구회’는 인적 자원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지역 주민을 섬기는 최고의 정보 봉사 서비스 창출을 목적으로 순수 비예산으로 추진하고 있다. 연구회는 지역 주민의 고객만족 서비스 창출을 위해 조직 내ㆍ외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수립하여 문제 해결형 조직 풍토를 조성하며, 협력 증진을 통해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긴장 해소 및 상호 의사소통을 증진하고자 한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석수도서관은 안양시 혁신경진대회 최우수부서로 2년 연속 수상하였으며 경기도 공공도서관 운영 평가에서도 2년 연속 우수 도서관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또한, 금년에도 우리 도서관의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 하고자 전국에서 찾아온 도서관인이 약 3백여 명에 이르고 있다. 현장을 방문한 도서관인들은 도서관의 현장 사서라면 당연히 실천해야 하는 일이지만, 실패에 따른 좌절감이 두려워 누구나 쉽게 실천하기 힘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독서 정보 서비스>와 <도서관 발전연구회> 등을 추진하며 직원들의 마음속에 혁신 마인드를 심어줄 수 있었고, 새로운 토론 문화 정착과 혁신 의지를 갖도록 한 점에 대해서는 긍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사고의 변화를 이끌어 내며 조직의 비전을 공유,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습관과 관행을 혁신하자

  작은 생각의 차이가 놀라운 결과의 차이를 낳는다.

  ‘가장 위대한 혁신은 습관과 싸워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습관대로 생각하고 습관대로 행동한다. 문제를 해결할 때도 업무를 처리할 때도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도 습관이 앞선다. 이처럼 습관은 무서운 것이다. 그러나 습관처럼 효과적인 것도 없다.

  모든 변화의 시작은 습관이다. 변화의 욕망을 열정적인 실행으로 이끌어 성취의 기쁨을 주는 것도 바로 ‘습관’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고 안주할 것인가? 습관과 관행을 혁신하고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것인가? 선택은 모두 우리 자신의 몫일 것이다.

  “변화와 창조의 희망 아이콘, 도서관”이라는 제43회 도서관주간 주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서관의 사회적 책임과 그 역할 수행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도서관인들의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함을 우리 도서관인 모두는 깨달을 필요가 있다.

    글 ㅣ정문택ㆍ안양시 석수도서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