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ㅣ 도서관 서비스의 세계화  

               

 

최근 우리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이에 고령자를 위한 도서관 서비스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자 일본도서관협회가 발간하는 「現代の圖書館(Vol.44, No.3)」에 수록된 <特集 : 高齡者と圖書館>을 번역하여 게재한다. (편집자 주)
 

 高齡者と圖書館 (5월)
高齡者の圖書館利用と讀書活動をめぐる問題 (7,8월 합본)

英米の高齡者 サ-ビスガイドラインに見る高齡者觀 (6월)
利用者高齡化への空間的配慮 (9월)

 

글|다카시마 료코(高島凉子)ㆍ호쿠리쿠가쿠인(北陸學院) 단기대학 교수

번역|조재순ㆍ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정보관 도서관팀장

  

머리말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는 2006년 6월 현재 약 2,615만 명으로 총인구의 20.5%를 차지한다.1) 2,600만 명 이상이 고령자인 셈이다. 세계적으로는 60세 이상의 인구가 2006년 현재 약 7억에 가까운 수치에 이른다고 한다.2) 전 세계의 총인구 중 1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급격히 증가하여 2050년이 되면 20%를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3)

  고령자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압도적인 다수로 존재하고 있으며, 도서관 또한 이러한 현실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고령자 복지학에서도 도서관 혹은 독서에 대해서는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다. 개호(介護)복지사 양성 과정에서 가르치고 있는 『노인복지론』 교과서에는 ‘평생 학습의 장에는 학교, 대학, 공민관(역주 : 지역 주민의 교양 및 문화생활을 위해 기초자치단체가 설치하는 일본의 사회 교육시설로 일종의 문화센터를 말함), 문화센터, 직장, 가정 등 모든 장소가 포함된다4)’고 쓰여 있으나 도서관에 대해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 노인심리학 교과서에도 지역 사회의 고령자 생활 항목에서 도서관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5). 또한 필자가 공동 연구원으로 참가하고 있는 한 연구에서 요양시설(Care House)6)의 독서 환경을 조사 중인데, 그 응답 중에는 고령자와 독서에 대해 처음 생각해 보았다는 직원의 소감도 들어 있었다. 아직 집계 중이어서 숫자는 정확히 밝힐 수 없지만 ‘고령자는 독서를 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많았다.

<60세 이상 인구의 추이 예측>

  도서관계에서도 고령자의 방문은 분명 증가하고 있으나, 고령자의 니즈(needs, 역주 : 니즈는 요구나 필요로 번역할 수 있으나 문맥에 따라 뉘앙스가 약간씩 다르므로 원문 그대로 사용함) 파악이나 대응이 충분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서관에서 고령 또는 고령자에 관한 문제를 파악하고 있거나 검토하고 있다고도 할 수 없다. 도서관 수에 있어서도 미국이나 영국, 북유럽과 비교하면, 일본은 지역 주민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마을 도서관조차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 놓여 있다.

  도서관은 노년학이나 뇌 과학의 성과, 그리고 알츠하이머병 연구의 성과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분야의 연구 성과는 도서관에서의 고령자 니즈에 대해 중요한 관점을 제공해 준다.7) 고령자는 세대로서나 개인으로서도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별 다양한 니즈와 함께 동일 연령대의 공통적인 니즈를 모두 갖고 있다.

  본고에서는 고령자 서비스에 대해 정의하고, 서비스를 실시할 때의 유의점 및 참고 사항으로 주로 현재 실시되고 있는 서양의 서비스 사례를 들고, 마지막으로 도서관과 고령자의 관계에 대하여 언급하기로 한다.

 

1. 고령자 서비스란 무엇인가

  미국에서는 고령자에 대한 자료 제공 및 참고봉사는 고령자 서비스가 아니라 일반적인 보통의 서비스로 간주되고 있다. 즉, 고령자 및 고령자와 관련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한 서비스를 고령자 서비스로 보는 것이다. 또한 덴마크에서도 고령자 서비스가 특별 서비스가 아닌8) 보통의 서비스로 제공되고 있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볼 수 있는 고령자 서비스는 보통의 전통적인 서비스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아웃리치 서비스 담당 부서가 고령자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편 일본에서의 고령자 서비스는 어린이와 장애인, 또 비교적 새롭게 전개되고 있는 다문화 서비스와 비교해 볼 때 그 대상이나 서비스 내용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 또한 그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론화되어 있지 않다. 도서관의 기본적 또는 전통적인 서비스로서의 자료 제공이나 참고봉사와 차별화된 고령자 서비스는 확립되어 있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본에서의 고령자 서비스란, 현 시점에서는 고령자의 니즈에 대응하는 자료 제공이나 참고봉사를 포함한 모든 도서관 서비스를 말한다.

  고령자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령자의 니즈에 대응한다는 점이다. 모든 서비스는 고령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서 비롯된다. 1970년대에 도서관이 장애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내걸었던 ‘먼저 서비스 대상자에 대하여 안다’라는 원칙은 고령자 서비스에도 해당된다.

  고령자의 니즈를 파악한다는 것은 고령자가 주체라는 뜻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의 고령자 서비스 가이드라인9)은 이 개념에 입각해 있다. 고령자에 대한 기성 개념이나 편견으로부터의 탈피가 필요하다.

 

2. 서비스 대상자로서의 고령자

  현재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도서관을 활발하게 이용해 온 사람들이 아니다. 일본의 공립도서관은 1970년 이후에 발전하기 시작하였으며, 1941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이 유년기나 청년기였을 때의 도서관 수는 전국을 다 합해도 1,000개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더욱이 이용자 중심의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던 시대였다고는 하기 어렵다. 따라서 일상생활 속에 도서관 이용이라는 행위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유년기에서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도서관을 이용해 본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들이 퇴직 후 여가 시간을 도서관에서 보내는 일이 늘기는 했다. 그러나 도서관 본래의 기능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즉 도서관을 정보 수집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이해하거나 평생 학습의 장 혹은 지역 공헌의 장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도서관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한편 도서관 측에서는 고령자 서비스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일괄적으로 처리하기에는 그들이 너무나 다양한 니즈를 갖고 있으며, 그러한 니즈의 대부분은 장애인 서비스나 성인 서비스로 대응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령자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는 필연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호 인식의 결여, 혹은 불충분함이 고령자 서비스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이다.

  또한 고령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시각, 즉 다수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만은 없으나 이미 무용지물이 된 존재(그러므로 장래성 있는 어린이나 청소년 서비스 쪽이 중요)라는 이미지, 의료비나 개호 비용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중압감을 주는 존재, 지적 활동은 불가능한 존재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고령자 서비스를 저해하는 요인이다. 그렇다고 해서 젊은이들과 마찬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고령자의 니즈에 대응하는 것이라고는 하기 어렵다.

  고령자에 대한 편견이나 기성 개념을 에이지즘(ageism), 연령 차별주의자를 에이지스트(ageist)라고 부르는데,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하여 바른 지식을 갖고 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퀴즈가 있다. 이 퀴즈는 ‘에이지즘’이라는 용어의 발안자인 Palmore, E. B.의 저작 등을 참고로 작성된 것인데 판단 기준으로 많은 참고가 된다.

  이 퀴즈는 기성 개념과 편견의 타파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문제에 대해 정오(正誤)를 판단하여 답하도록 되어 있다.

  예를 들면, ‘모든 사람이 결국은 노망이 든다’는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답하는 것이다. 정답은 ‘틀리다’이며, 고령자 전원이 인지증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80세 이상의 20~25%가 인지증에 걸린다는 것을 알려 준다. ‘고령의 운전자는 사고를 일으키기 쉽다’고 하지만, 젊은 운전자보다 신중하게 운전하므로 실제로 사고는 더 적게 일어난다. 또한 일반적으로 ‘미국의 가족은 고령자와 함께 살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으나, 남성의 80%, 여성의 60%는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고령자는 관대하고 애정과 배려심이 있으며 친절하다’라는 점에 관해서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한데, 다른 세대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에 따라 그 성격이 다르다고 한다. 고령자에 대한 기성 개념과 편견은 부정적이거나 지나치게 미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모두 올바르게 정정하여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해 준다.10)

  한편 일률적으로 65세 이상을 고령자라고 부르는데, 실제로는 65세~75세 미만의 ‘전기 고령자’와 76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로 나눌 수 있다. 전기 고령자는 전반적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며 행동의 자유도 있고 퇴직이라는 점을 빼면 종전과 거의 비슷한 생활을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직장이 있는 사람들과 새로 사업에 도전하는 사람도 있다. 후기가 되면 고령자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질병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 두 그룹은 세대로서 같은 경험을 갖는 경우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전기 고령자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어린이였으며 후기 고령자와 같은 체험을 하고 있지 않으므로 세대로서의 경험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도서관은 고령자 속에 전기 고령자와 후기 고령자의 두 그룹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 밖에 서비스 대상 지역 내에 있는 고령자 시설, 고령자의 연대별 인구 및 독거 고령자 세대에 대한 지식 등도 필요하다. 고령자 전반에 관한 통계 수치는 매년 발행되는 『고령사회 백서』 등에서 입수할 수 있다. 지역적인 특성도 전국 규모의 비교가 가능하다. 그와 동시에 고령자 개개인에 대하여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고령자를 이해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2.1 고령자의 니즈

 고령자의 니즈는 다양하여, 동일한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개인별로 그 정도와 나타나는 증상이 다른 경우가 많다. 이 점에서도 노년학, 특히 노년 의료에 관한 연구 성과가 유효하다. 본고에서는 그 중에서 도서관과 관련되는 니즈 세 가지를 언급하기로 한다.

  첫째, 시각 장애를 들 수 있다. 필자들은 2004년 이시카와현(石川縣) 내 요양시설 입소자에 대하여 독서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는데11), 독서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눈이 부자유스러워서’와 ‘다른 흥미나 오락이 있어서’가 가장 많았다.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력이 결핍되어 눈의 조절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노안은 근거리를 보기 어렵다. 노안이 되면 작은 글자를 읽기가 곤란해지며 돋보기 같은 노안경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독서의 대상이 되는 자료는 일반적으로 노안에 대응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나이를 먹으면 독서를 피하는 경향이 생기게 된다. 이 니즈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대형 활자본이나 녹음도서가 있다.

  둘째, 교통수단의 니즈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행동 범위가 좁아지며,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없게 되거나 차를 운전할 수 없게 되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도서관에 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외출이 불가능한 사람들이나 누워만 있는 환자들을 위해서는 도서관이 직접 그들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

  설령 교통수단을 확보한다 해도 도서관 내 시설 이용에 장애를 느끼거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상태라면 도서관을 방문하기 어렵다.

  셋째, 인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사람은 보통 나이를 먹으면서, 장년기까지 가능했던 일이 불가능해졌을 때 그에 대한 대처라는 문제에 직면한다. ‘늙는다’는 현실에 대처해야 한다는 문제에 직면할 때, 사람들은 그 때까지 자기가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해답을 추구한다. 사람에 따라 그 방법은 다르겠지만, 일, 가족, 친구, 경제 상황, 건강 상태, 기타 신변에 일어나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방법은 각자 발견해야 한다. 그 해답을 찾아내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는 도서관이다.

  고령자의 니즈를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 장애인 서비스의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면 니즈의 주요 원인이 ‘연령의 증가’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장애인 서비스도 성인 서비스도 아닌 고령자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연령의 증가, 즉 ‘나이 든다는 것’은 시기와 정도는 다르지만 모든 사람이 경험하는 것이다.

  또한 장애인 서비스에서는 예를 들면, DAISY(역주: Digital Accessible Information System의 약어로, 시각 장애자나 보통의 인쇄물을 읽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디지털 녹음도서의 국제 표준 규격으로, 12개국의 정규 회원으로 구성된 데이지 컨소시엄에 의해 개발과 유지가 이루어지는 정보 시스템을 말함) 등 점자도서관 자료를 이용하려면 장애인 수첩이 필요하다. 하지만 고령자의 경우, 도서관의 일반적인 서비스로는 충족되지 않는데도 대부분의 고령자가 장애인 수첩을 갖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고령자는 보통의 서비스와 장애인 서비스 사이에서 누락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 점에서도 고령자 서비스가 요구된다.

 

2.2 도서관의 대응

  고령자의 시력 저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도서관이 대형 활자본과 녹음도서를 충실히 구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우선 과제이다. 다양한 미디어 이용이 가능해진 오늘날에는 출판계와의 제휴로 그러한 자료들을 더욱 충실히 갖추어야 할 것이다. 도서관 내에서 노안경을 빌려 주거나 확대 디스플레이를 설치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도서관 홍보 차원에서는 고령자를 배려한 리플렛이나 안내판 작성이 바람직하다. 이 경우 대비가 명확한 문자나 블록체의 문자는 고령자뿐만 아니라 모든 이용자가 읽기 쉽다는 점을 고려하면 좋겠다.

  교통수단에 관한 니즈에 대해서는 셔틀 차량 서비스나 이동도서관이 효과적이다. 특히 시설 입소자에게 이동도서관은 유효한 서비스이다. 고령자가 들어갈 만한 시설은 여러 종류가 있으며, 개호를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누워 지내는 환자들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도서관의 급선무라 할 수 있다. 자택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도서관에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자료를 제공하는 일은 도서관의 책무이다. 고령 사회에서는 이동도서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인식의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도서관이 할 수 있는 일은 도서관으로부터의 정보 발신이 있다. 고령자를 배려하여 도서관 서비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도서관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나 독서를 잘 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정보 발신은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과거에 흑인들을 도서관에 출입 금지시켰던 일도 있었으며, 따라서 아직도 도서관 이용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12)

  또한 정보 격차의 문제도 있다. 현재의 고령자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 수집이나 이메일에는 익숙지 못한 사람들이다. 고령자도 접근하기 쉬운 홈페이지 제작 등 인터넷과 관련된 문제도 도서관이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앞으로는 컴퓨터를 잘 다루는 고령자의 니즈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특히 늙음과 노년에 관한 장서 구성은 고령자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게도 중요한 서비스 자원이다. 노년과 마주하는 방법에 대해 쓴 자료나 퇴직 문제, 고령자의 성에 대한 자료, 배우자 상실에 대한 자료, 노년을 소재로 한 영화 등을 집중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기관은 도서관뿐이다. 관련 도서 및 시청각 자료를 참고로 적어 두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또한, 어린이 서비스와 같이 특정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자료가 고령자 서비스에 있을 리 없다. 고령자의 관심은 연령으로 한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생 경험의 다양성에 따라 독서 능력도 다양하며, 질병 때문에 글자를 읽을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글자가 적은 사진집이나 그림책으로부터 난해한 내용에 이르기까지 고령자의 니즈에 대응할 만한 자료는 다양하다.

  도서관 전체의 설비는 모든 사람들에게 안전해야 한다. 도서관이 고령자에 대한 배려를 실천한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들을 배려하게 되는 것이다. 계단은 고령자에게 위험하다. 모든 바닥을 완전히 평면으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계단이 있는 장소를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애에 따라 왼손잡이도 있으므로 계단 손잡이는 양측에 설치하고, 화장실의 스위치나 수도꼭지, 문 같은 종류는 사용하기 쉬운 것이어야 한다. 조명은 눈부심을 피하고 가구는 튼튼한 것으로, 특히 의자는 넘어지지 않는 것이 좋다. 안내판이나 컴퓨터도 고령자가 알기 쉽고 사용하기 쉽게 되어 있으면 고령자는 적극적인 도서관 이용자가 될 수 있다.

  도서관의 가장 큰 대응은 도서관인이 고령자 서비스에 적극적인 인식을 갖는 것이다. 도서관 전체가 고령자에게 서비스할 태세를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13)

 

3. 고령자 서비스

  서양의 고령자 서비스 프로그램은 다채롭다. 일본에는 공민관에서 개최되는 것과 같은 프로그램도 있는데,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① 오락 프로그램

  영화 상영회나 음악 콘서트, 인형극, 발레 콘서트 등이 있다. 영화나 음악은 고령자에게 잘 알려진 것이 좋다. 또한 다른 문화를 배경으로 갖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모국어로 된 프로그램을 권장한다.

② 평생 학습 프로그램

  강연회, 독서회, 어학 교실, 컴퓨터 교실, 시 창작교실 등이 있다.

  노르웨이의 베르겐(Bergen)에 있는 호더랜드 카운티(Hordaland County) 도서관은 1998년에 「에이징과 언어 창작(Aging and Verbal Creativity)」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이 프로그램은 고령자가 갖는 풍부한 경험과 귀중한 지식, 그리고 창조력을 발휘할 기회 제공을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2002년 8월에 개최된 IFLA 제68회 글래스고 대회에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그 중 몇 가지 작품이 소개되었는데, 고령자는 정말로 풍부한 창작 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나간 과거를 언어로 표현함으로써, 현재의 노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는 데 이르는 과정이 감동으로 와 닿는다.14)

③ 고령자 지원 프로그램

  건강, 보험, 연금, 세금 대책, 개호, 영양 등 고령자 관련 문제에 대하여 강연이나 상담을 실시하여 고령자를 돕는다.

④ 택배 서비스

  특정 시설이나 개인의 자택에 자료를 배달하는 서비스이다.

⑤ 회상 프로그램

  고령자가 청년, 장년기 무렵에 사용했던 것이나 유행했던 것을 가지고 그 당시를 회상하며 추억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고령자가 단순히 옛날을 그리워할 뿐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알츠하이머15) 환자의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하며 과거를 돌이켜 봄으로써 현재의 자기 인식이나 자기 긍정과 연결되는 작용을 한다.

⑥ 고령자를 서비스 제공자가 되게 한다.

  고령자가 도서관에 어떠한 서비스를 기대하고 있는지, 어떠한 서비스를 바라고 있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고령자 자신이다. 이 고령자가 서비스 제공 역할을 맡는 것은 고령자 서비스의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해 준다. 고령자 입장에서는 퇴직한 후에도 어떤 형태로든 사회에 대한 공헌이 가능하며,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계속 갖는 일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도서관 입장에서도 고령자의 풍부한 경험과 지혜, 깊은 통찰력은 귀중한 인적 자원이다.

  고령자의 고용은 보수나 보험 문제 등으로 인해 용이한 일은 아니다.

  자원봉사를 모집한다 해도 배경이나 경력의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며, 고용과 거의 같은 정도의 절차를 필요로 한다. 전임 담당자가 도서관 조직 내에서 명확한 고령자 서비스 코디네이터로서의 위치를 가지고 있지 않는 한 자원봉사자의 운용은 곤란하다. 전술한 IFLA 글래스고 대회에서 또 다른 사례로 발표되었던 스웨덴 도서관의 경우, 고령자 서비스란 고령자 시설 입소자에 대한 서비스에 해당하며, 자료 선정은 자원봉사자가 아니라 사서가 담당한다고 한다.16) 이러한 국가나 사고방식이 있다는 것도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고령자를 고용하지 못할 경우에는 적어도 고령자가 제공받을 서비스에 대한 조언이나 지적이 조직적으로 가능해져야 할 것이다. 서비스 주체인 고령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서비스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고령자 서비스 조언위원회와 같은 조직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 - 도서관과 고령자

  ‘고령자 자신이 하나의 도서관’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도서관은 이 고령자들에게 있어서 어떠한 존재인가?

  필자는 2004년도부터 복지 분야의 연구자와 함께 고령자의 독서 니즈에 대한 공동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2004년도는 이시카와현(石川縣) 내, 2006년도에는 전국의 요양시설 입소자 및 요양시설에 대한 독서 환경을 조사하고 있다. 요양시설 입소자들이 도서관에 희망하는 1순위는 대형 활자본의 제공이었으며, 2순위가 이동도서관이었다. 이것은 명백히 고령자의 니즈이다. 필자들은 고령자의 독서 니즈는 존재하나, 니즈가 시력, 다양한 자료의 불충분함, 교통수단, 생활 습관, 자료 입수 방법의 불편함 등에 의하여 잠재화되고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독서 환경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에 있으므로 아직 결론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으나 가설을 뒷받침하는 몇 가지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고령자의 독서 니즈를 보장하는 기관은 도서관이다. 고령자의 독서 니즈를 보장한다는 것은 다른 모든 연령층의 독서 니즈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도서관은 서비스 대상 지역 내의 전 주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를 지고 있다. 특히 고령자에 대한 이 책무는 크다. 이용자 중심의 도서관 서비스라고 말하면서도 이용자 속에 고령자라는 존재를 포함시키지 않았던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향후의 전망을 제시하고 싶다.

  미국에서 말하는 베이비붐 세대, 일본에서 말하는 단카이(團塊) 세대(역주 : 제2차 대전 이후인 1947년~1949년 사이에 태어난 일본의 1차 베이비붐 세대를 말함)가 머지않아 60세를 맞이한다. 이 세대가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될 때, 그들의 높은 학력과 1960년대 학생운동 등의 경험으로 현재의 고령자와는 다를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기부터 자기주장이 강했던 이 세대는 컴퓨터를 잘 다룰 줄 알며 재산을 모으고 경쟁에 익숙해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또한 여성의 취업이 당연시되기 시작한 세대이며 여성도 남성과 함께 자기실현을 추구해 온 세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세대를 선두로, 총인구의 25%가 65세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노년을 정면에서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삶의 여정에서 마지막에 나타나는 과제임에 틀림없다. 사람은 과연 늙는다는 것에 만족할 수 있는 것일까? 늙는다는 것에는 무엇이 감추어져 있는 것일까? 노년의 기쁨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일까? 17)

  이러한 질문의 해답은 도서관에서 발견할 수 있다. 도서관은 퇴직 후 사업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나 다시 한 번 취직하고 싶은 사람을 도울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람을 무료로 도울 수 있는 기관도 도서관뿐이다. 고령 사회에서는 고령자가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므로 도서관이 고령자에 대한 사명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다면 고령 사회에서 불가결한 기관이 된다.

  전대미문의 인구가 2007년에 퇴직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이때, 도서관은 연령 증가나 노년의 상황에 대하여 바른 지식을 가지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지원할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고령자가 퇴직 후 새로운 시간을 창출하는 행위의 유효한 지원기관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참고가 되는 것은 미국도서관협회와 캐나다도서관협회의 고령자 서비스 가이드라인이다. 이러한 것들을 참조하여 향후 증대하게 될 고령의 이용자가 갖는 니즈에 대응해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우선 고령자 서비스를 시작할 때에 필요한 일들을 순서 없이 열거해 놓았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고령자 서비스를 시작할 때 필요한 일들

• 대형 활자본 확보
• 이동도서관 배치
• 활자 자료 이외의 미디어 자료 확보
• 신문, 잡지의 내실화
• 장애물 제거를 위한 도서관내 및 주변의 정비, 가구 배치의    변화 등
• 조명 점검
• 스위치, 출입문 등의 점검
• 고령자에 대한 홍보
• 고령자 조언자의 조직 구성
• 고령자 시설과의 연계
• 행정기관과의 연계
• 지역 고령자 실태조사 결과 입수
• 도서관인의 훈련
• 도서관 내에서의 고령자 서비스 담당 조직의 형성, 책임자의 임명 

고령 및 고령자에 관한 참고문헌과 영화

【참고문헌】(비교적 새로운 것과 기본적인 것을 열거)

• 中西壓司, 上野千鶴子 『當事者主權』(岩波新書 860) 岩波新書 2003
• Palmore, E. B., 奧山正司 등 역 『에이지즘 우대와 편견ㆍ차별』 호세(法政)대학 출판국, 1995
• 黑井千次 『늙는다는 것』(NHK 마음을 읽는다, NHK 시리즈) 일본방송출판협회, 2006
• 上野千鶴子 『늙을 준비, 개호하는 일, 받는 일』 學陽書房, 2005
• Cowley, Malcom, 小笠原豊樹 역 『80길에서 바라보면』 草思社, 1999
• 川島隆太, 安達忠夫 『뇌와 음독(音讀)』(講談社 現代新書 1716) 講談社, 2004
• Moore, Patricia A., 木村治美 역 『나는 3년간 노인이었다. 내일의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朝日出版社, 2005
• Ullman, Samuel, 作山宗久 역 『청춘이란, 마음의 젊음이다』 대활자 애장판, 角川書店, 2003
• Erikson, E.H. 외, 朝長正穗, 朝長梨枝子 역 『노년기, 생동감 넘치는 인간관계』 みすず書房, 1990

【영화】(고령자가 주연을 맡은 영화)

•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1989년
• 『8월의 고래』 1987년
• 『월터 소년과 여름의 휴일』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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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총무성 통계국 정책총괄관(통계 기준 담당), 통계연수소, 신착정보로부터.     http://www.stat.go.jp/data/jinsui/tsuki/index.htm  같은 시기의 총인구는 상기 자료에 의하면 약 127,711,000명이다.
2) United Nations,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 Population Division.     http://www.un.org/esa/population/publications/ageing/ageing2006chart.pdf
3) source: Long-Range World Populations: Based on the 1998 Revision. The Population Division, Department of     Economic and Social Affairs, United Nations cretariat. http://www.un.org/esa/socdev/ageing/agewpopl.htm
4) 石田一紀 編 『에센셜 노인복지론』 3판, 岐阜ㆍみらい, 2006, p. 96
5) 長嶋紀一 편저 『노인심리학』 신판, 健錦社(개호복지사 선서 7) 2004, p. 144
6) 요양시설에 대해서는, 高島凉子, 眞砂良則 「고령자의 독서 환경 조사-이시카와현(石川縣) 내의 요양시설 입소자를
    대상으로-」 『北陸學院短期大學紀要』 제37호, 2005, p. 219, 주 3)을 참조.
7) 향로학회(向老學會)나 일본항가령의학회(日本抗加齡醫學會)도 성립되어 있다. 또한, 『100세의 아름다운 뇌,
    알츠하이머병 해명에 손을 뻗친 수녀들』(David Snowdon 저, 藤井留美 역, DHC, 2004)은 수녀의 라이프 스타일에
    차이는 없는데 왜 어떤 사람은 건강하면서 장수하고,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은가 하는 의문에 도전하고 있다.
   『Aging with Grace』라는 원제의 이 저작은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뇌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678명의 수녀가 뇌를 제공하여 연구에 공헌한 <넌스터디> 리포트이다. 이 중에서 몇 가지가 지적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수녀들은 평균 22세에 자서전을 쓰고 정신검사를 평균 80세에 받고 있는데, 불과 1페이지 정도의 자서전 문장이
    58년 후의 지적 능력을 정확히 예측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과 지능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라는 의문과
    관련하여 ‘그렇다면 어린이에게는 어떻게 해 주면 좋을까?’ 라는 물음에, 공동 연구자인 언어심리학자이자 노화가 언어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Susan Kemper 박사는, ‘읽어 주기예요’ 라고 대답했다.
    ‘간단한 것이지만, 그것은 부모가 어린이에게 해 주는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 ‘어휘력과 독해력을 높이려면
    어릴 때부터 책을 읽어 들려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p. 153) 라고 답하고 있다.
8) 高島凉子, 「북유럽의 고령자 도서관 서비스」 『北陸學院短期大學紀要』 제28호, 1997
    필자는 1996년에 IFLA 코펜하겐 대회에 참가하여 도서관 견학 시 고령자 서비스에 대해 질문할 때 ‘특별한 서비스
    (special service)’라는 말을 사용한 적이 있다. 담당 사서에게   그것이 특별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답을 듣고 놀란 것이
    이 논문 집필의 계기가 되었다.
9) ALA Guidelines for Library Services to Older Adults    http://www.ala.org/rusa/acrobat/older_adults.pdf
    Canadian Guidelines for Library Services to Adults     http://www.cla.ca/resources/olderadults.htm
10) Mates, Barbara T., 5-Star Programming and Services for Your 55+ Library Customers. (ALA Programming
     Guides). Chicago, American Library Association, 2003. p. 3. "What Do You Know about Aging?"
     Palmore, E. B., 奧山正司 등 역 『에이지즘 우대와 편견ㆍ차별』 호세(法政)대학 출판국, 1995, pp. 249-256
11) 高島凉子, 眞砂良則, op.cit., pp. 207-223
12) Mates, op.cit., p. 4
13) ibid., pp.22-24
14) Synnes, Oddgeir, “Aging and Verbal Creativity-Creative Writing for Elderly in the Library”, Libraries Serving
      Disadvantaged Persons, 68th IFLA Council and General Conference, August 18-24, 2002.
15) 알츠하이머형 인지증이란 인지증의 하나이며, 그밖에 노년기에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뇌혈관성 인지증이 있다.
      알츠하이머형 인지증은 20세기 초두에 처음으로 이 병을 보고한 의사의 이름으로부터 명명되었다. 알츠하이머형
      인지증의 뇌에는 뇌 전체의 위축이나 뇌 신경세포의 탈락, 아밀로이드라는 물질이 침착하여 생기는 노인반점 등 다양한
      이상 증상이 보고되고 있으나 아직 병의 원인과 상태는 규명되어 있지 않다(『고령자의 「마음」 사전』
      일본노년행동과학회 감수, 중앙법규, 2000, p. 184-185. 또한, 이 책에는 ‘치매’라는 말이 사용되어 있는데 인지증으로
      바꾸었다).
      협의의 알츠하이머병은 초로, 약년기에 발병하는 것을 말하며, 협의의 알츠하이머병과 노년 인지증을 아울러 광의의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부른다. 일본에서는 광의의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명으로서 알츠하이머형 인지증이라고 부르는
      일도 많다(黑田洋一郞 저, 『알츠하이머병』 岩波新書 岩波書店, 1998, p. 5).
16) Irvall, Birgitta, “Library Services to Institutions for the Elderly in Sweden”, Libraries Serving Disadvantaged
      Persons, 68th IFLA Council and General Conference, August 18-24, 2002.
17) 黑井千次 『늙는다는 것』(NHK 마음을 읽는다, NHK시리즈) 일본방송출판협회, 2006, p.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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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조재순ㆍ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정보관 도서관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