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 서평  

 

 

한국출판의 이해

강희일. 생각의 나무, 2007. 604p. ISBN 9788984986657. 28,000원

  “출판물과 도서관의 친밀성에 대해서는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중략) 도서관도 출판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출판계의 경우 도서관에 대해 무관심하고, 관심이 있다고 해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도서관을 시장적 측면에서만 본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최근 출판된 이 책은 2005년 3월 국립중앙도서관에서의 세미나를 계기로, 그해 10월 도서관계와 출판계 최초의 협력 기구로 출범한 ‘도서관 및 출판계 발전협의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출판계 강희일 씨가 40여 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 실무의 이해를 돕기 위해 펴낸 것이다.

  사실 도서관계와 출판계는 책을 매개로 서로 윈-윈의 관계에서 존립할 필요가 있다. 저자도 지적하고 있듯이, 도서관과 출판은 언제나 독자를 위해 존재하며, 글로 쓴 정보를 매개로 하고 공개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영역에 속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도서관은 비영리적이고 출판은 영리적이라는 점에서 상반되고 있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도서관에서도 출판을 동료적 관점으로보다는 상업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어, 둘 사이의 동질적 측면을 간과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또한 늘 책을 다루면서도 정작 책이 어떻게 기획되고 제작되는지, 그 일련의 과정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어 도서관 활동에서도 역동적이고 깊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를 가지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도서관 인사들도 출판 현상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지식을 구함으로써 이해를 넓고 깊게 해야 한다. 이 책은 그런 노력에 좋은 동반자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학문의 이해, 책, 출판, 출판 기획, 편집, 조판, 교정, 제판, 인쇄, 종이, 제책, 원가 계산과 정가, 출판 유통과 출판 광고, 출판 경영, 출판 산업의 전환기적 환경, 출판 산업의 중요 정책, 출판계와 도서관계의 구조적 특성, 저작권법과 관계 법규, 학술 출판의 활성화 방안 등 모두 19개의 장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대학에서 강의를 한 실제적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출판 현상을 이해하고 도서관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한번쯤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또 2006년 후반기에 개정 또는 제정된 주요한 법률(「도서관법」 「저작권법」 「독서문화진흥법」)까지 다룸으로써 최신성과 현장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출판에 대해 이론적, 이념적 관점에서뿐 아니라 구체적인 실무 영역까지를 모두 아우르고 있으며, 출판의 주변 부문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도서관의 입장에서나 아니면 출판 그 자체적 관점에서 출판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나 부록에 출판 관련 법규를 수록하면서 2006년 10월 4일 공포된 「도서관법」의 경우는 개정된 법률안이 아닌 2005년 국회에 제출된 초안을 실었다. 이는 시급히 고쳐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도서관계나 출판계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대화와 상호 교류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학의 문헌정보학과나 출판학 관련 학과는 학문적으로 더 활발한 교류를 강화할 수 있기 바란다. 이 책이 그런 실질적 교류ㆍ협력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용훈 | 한국도서관협회 기획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