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魂
김수남 사진굿 김수남
지음 / 현암사
일생에 걸쳐 사라져 가는 한국의
굿을, 더 나아가 아시아 일대의
민속물을 기록해온 다큐멘터리
사진가 고 김수남의 작업을 총체적으로
정리한 한 권의 책이 나왔다.
‘방울과 부채 대신에 사진기를,
공수를 내리는 대신에 셔터를
눌러서 자기가 본 것을 형상화한’
무당 아닌 무당 김수남의 남다른
생애와 16만 점의 유작을 일별하는
일은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어쩌면
그의 위업을 기리고 의미화 하는
일은 이제 출발점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책의 구성은 그의 후배이자
동료인 시인 고운기의 섬세한
약전과 한국의 굿 20선, 김소희,
김금화 등 예인들 모습 그리고
아시아 11개국에서의 작업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기록된 무형자산의
학술적 가치, 사진 미학의 가능성
따위를 넘어 이 책은 뜻을 품은
한 개인이 자기 분야에서 얼마만한
성취를 이룰 수 있는지 그 전범이
될 것이다. 치열한 ‘혼’의 세계를
펼쳐 보인 이 책이 각급 학교와
사회 분야에서 폭넓은 교양 필독서로
자리매김하기를 강력히 희망하며
추천한다.
추천자|김갑수ㆍ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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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묻는다 제이콥 브로노프스키
지음 / 김용준
옮김 / 개마고원
오늘날 우리는 존재의 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애써 이룩한 과학과
예술 덕분에 꿈속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물질적, 정신적 풍요를
눈앞에 두게 된 우리가 느닷없는
복병을 만나게 된 것이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향해 그렇게 숨
가쁘게 달려왔던 것일까? 우리가
오랜 세월 동안 엄청난 노력과
희생을 통해 이룩한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릴 듯한
위기감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전쟁과 이념적 갈등의 참혹함이
그런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켜
준다.
정말 우리는 어떤 존재일까?
『인간 등정의 발자취』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국 과학자 제이콥
브로노프스키와 우리의 가장 대표적인
지식인 김용준이 끊임없이 천착했던
가장 원초적이고, 가장 궁극적인
의문이다. 브로노프스키는 인간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의
경험을 통해 얻게 되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지식인 과학과 예술에서
그 답을 찾아내고 싶었다. 인간의
전혀 다른 정신세계의 산물인
과학과 예술이 서로 합쳐져야만
우리 인간의 정체성이 분명하게
정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냉정한 이성의
산물로 알려진 과학도 사실은
과학자의 사고(思考)와 상상력이
결합되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객관적 입장에서 자연을 설명하는
언어인 과학에도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과학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과학 지식에 숨겨진 상상력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과학에 담겨 있는 상상력은 감정의
산물인 예술의 언어를 가득 채우고
있는 상상력과 동일한 범주에
속한다. 다만 예술은 인간의 자아에
대한 어떠한 윤리적 판단도 거부한다는
점에서 정확성을 추구하는 과학과
다를 뿐이다. 인간은 과학과 예술의
시선이 겹쳐지는 바로 그 곳에
존재한다는 것이 브로노프스키의
주장이다.
추천자|이덕환ㆍ서강대 화학ㆍ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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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세계는 진짜일까?
조용현 지음 / 우물이있는집
SF영화로 보는 철학의 물음들.
이것이 이 책의 부제목이다. 철학의
고전에서나 다루어질 만한 추상적인
문제들, 가령 신, 영혼, 인간,
존재, 지각, 언어, 진리, 정의,
창조, 구원, 소외, 자유 등과
같은 난해한 문제들을 공상과학영화
속에서 다시 제기하고 풀어나가는
저자의 역량이 예사롭지 않다.
수많은 영화와 소설들 중에서
괜찮은 작품을 선별하고 분류하는
감식안부터 눈에 띤다. 물론 선별과
분류의 기준은 영화 미학 같은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인
물음을 자극하는 정도에 있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를 주제별로
배치하고 논평하는 솜씨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펼치면서도 진지성을
잃지 않고 있다. 그동안 영화를
소재로 한 철학 입문 교재가 많이
나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저작만큼 흥미와 깊이, 자유로운
연상과 체계성을 겸비한 경우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미래의 철학 입문서가
어떤 형식을 취해야할지를 가르쳐
주는 어떤 전범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러므로 영화광이나 현대의 철학적
교양을 갈구하는 독자만이 아니라
교육의 현장에서 영상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인문학 강의의 형식을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추천자|김상환ㆍ서울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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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 로버트
A.존슨 지음 / 고혜경 옮김 /
에코의서재
칼 융이 말했다. 나는 선한
사람이 되기보다 온전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는 내 안의 그림자를
외면하여 온전한 사람이 되지
못하는 우리들의 현실을 진단하고
우리가 어떻게 내 인격의 그림자를
대면할 수 있는지 안내하는 책이다.
사실 내 안의 그림자를 들여다보는
일은 우리에게는 편할 리 없고
낯설기만 한 작업이다. 내가 얼마나
분노가 많은 인간인지, 내가 얼마나
불안한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우울증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지
자아는 알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안의 그림자를 대면하여
끌어안지 못하면, 즉 그림자를
방치하거나 억압하면 인격은 통합되지
않고 삶은 늘 불안과 분노로 들끓는다.
현대인의 우울과 분노는 모두
그림자의 문제다.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는
내 안의 빛과 그림자를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 주는 책이다. 자아가 내
안의 빛과 그림자를 통합할 수
있어야 ‘나’는 비로소 안정적이
된다.
추천자|이주향ㆍ수원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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