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지킴이  

 

  “한국국방연구원! 무기를 만드는 곳인가요? 무엇을 연구해요?”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나왔던 그 연구원 맞아요?”
 

  한국국방연구원에서 근무한다고 소개하면 흔히들 물어보는 질문들입니다.

  아마도 ‘국방’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에 ‘군과 관련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정확히 무엇을 하는 연구원인지 궁금하여 이런 질문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들과 마주치게 되면 이렇게 설명해 드리고 있습니다.

  “홍릉에 위치한 한국국방연구원(KIDA : Korea Institute for Defense Analyses)은 국방 전반에 대한 연구 분석을 통해 합리적인 국방 정책 수립과 의사 결정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 출연 국방정책 종합연구기관입니다.” 라고요. 또한 소설 속에 나온 그 연구원이 맞지만 무기는 만들지 않는다고.

  “해마다 국방 관련 100여 개의 연구보고서와 해당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각종 학술지를 출판하고 있고,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이스라엘,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과 활발한 연구 교류 및 국제회의 개최를 통해서 국방 학술 발전과 국방 외교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연구원입니다.” 라고도 말씀드리죠.

  그리고 저는 모든 국방 지식의 밑거름이 되고 있는 바로 이곳 자료실에서 대한민국 국방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복도에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커다란 유리문을 열면서 분주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책과 음악과 문화가 함께하는 국방 관련 전문자료실!

  내부 이용자들은 익숙하지만 ‘군 관련 자료실이라 분위기가 좀 딱딱하지 않을까’ 하고 미리 짐작하며 방문하시는 외부인들은 대부분 놀라십니다. 왜냐하면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와 같은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는 문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편안함 때문이지요. 물론 장서량 면에서도 국방 관련 최고 연구기관이란 위상에 걸맞게 국방에 관련된 전문 자료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고, 대부분의 열람 공간도 이러한 자료들로 알차게 채워져 있어서 모두들 대단히 만족해하십니다. 그리고 저는 매일 기쁜 마음으로 소중한 이곳을 알뜰살뜰 살피며 관리하고 있습니다.

  참, 저희 연구원은 국방 관련 기관이기 때문에 보안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국방 관련 자료에 대해서도 일정한 보안 규정에 맞춰 제공과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간혹 국방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께 저희가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모두 다 제공해 드리지 못할 때도 있는데 이럴 땐 저도 아쉽습니다.

  저는 제 일이 참 좋고, 자랑스럽습니다.

  “이 자료 좀 찾아주세요!”

  합리적인 국방 정책 수립에 기여하는 훌륭한 보고서를 생산하기 위해서 바쁜 연구원들의 부탁을 받고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서가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며 책을 찾고, 당당하게 진열되어 있는 군사 간행물과 연구보고서 등을 들추어 보기도 하며, 진열대에 ‘제가 여기 있어요!’ 라고 말하는 듯한 정기간행물을 살펴보고, 인터넷을 통해 자료 검색도 하면서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열심히 제공하며 연구원들과 함께하는 이 삶이 참으로 행복합니다.

  TV나 라디오 등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국방’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 멋지게 대담도 하시고, 발표도 하시는 분들 중에는 저희 연구원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도 자료 획득에 있어서만큼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죠.

  그리고 올해는 처음으로 군 관련 유용한 자료모음집인 『2007 안보ㆍ국방 분야 주요 웹사이트』 책자를 발간하여 연구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는데, 반응도 좋았고 제 이름이 들어가서인지 무척 애정이 갑니다.

  연구원들이 다양한 문화생활을 많이 향유하면 할수록 더 좋은 연구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작은 소신이 저에게는 있습니다. 그래서 매주 여러 종류의 신간 베스트셀러를 요약하여 전자메일을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매일 ‘좋은 글’이나 ‘함께 감상하고 싶은 사진’ 등도 새롭게 단장해서 게시하기도 합니다. 또한 외부 강사 선생님을 초청하여 ‘유익한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기도 하죠.

  이런 교양 관련 정보 서비스는 전 직원들로부터 많은 긍정적 호응과 지지를 받고 있어, 나름대로의 재미와 즐거움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제가 우리나라 국방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국방 관련 전문사서’ 맞죠? ^^

  저는 오늘도 ‘국방 지식 전달의 길잡이’로서 대한민국 국방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보약 삼아 연구원 가족과 함께 어우러져 바쁘게 보낸 하루 일과를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일도 국방 발전을 위해 파이팅!” 이라고.

 

     글|김지영ㆍ한국국방연구원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