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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추천한 이달의 책]

 

 젠더의 역사   메리 E. 위스너-행크스 지음 / 노영순 옮김 / 역사비평사

최근에 와서 젠더(gender)에 관한 담론이 역사뿐만 아니라 인문ㆍ사회ㆍ문화의 여러 분야에서 증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젠더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나 설명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 책은 젠더라는 창을 통하여 역사를 바라보며 새로운 해석을 가한 보기 드문 역작이다. 젠더라는 용어를 여성사의 일부 용어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학적 성(性)인 여성과 남성, 그리고 제3의 젠더 등을 모두 고찰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젠더를 ‘사회적인 의미의 성’으로 규정하고 객관적인 사료를 바탕으로 역사 속의 젠더, 젠더 속의 역사를 충실하게 추적하여 독자 스스로 그 의미를 찾아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역사가 남성 위주의 절반의 역사였음을 일깨워 주면서도 여성에 한정시켜 논의를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 온전한 전체의 역사상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젠더는 창조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며, 이것이 구조화된 방식이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르며 다양하다는 열린 시각을 통해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전 세계의 여러 지역을 연구 대상에 넣음으로써 시공을 아우르는 큰 시야를 확보하고 있다.

젠더 담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 여성이든 남성이든 한번쯤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위하여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추천자 : 이남호ㆍ고려대 국어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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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트헤드와의 대화   알르레드 노스 화이트 헤드 외 지음 / 오영환 옮김 / 궁리

이 책은 20세기 영어권의 걸출한 철학자 화이트헤드와 명망 있는 문예전문 칼럼니스트가 나눈 대담집이다. 대담은 13년 동안 43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 주제는 철학, 문학, 예술, 교육, 종교, 역사, 사회, 정치, 인생 등 다양한 방향으로 펼쳐진다. 대담 기록자는 철학자의 인간적 면모와 체온을 재주 있게 담아내고 있다.

화이트헤드의 매력은 사변적이라는데 있다. 자연과 문화와 일상에서 일어나는 무한한 변화들, 그 세부적인 경험들을 일관적이고 체계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범주와 도식을 추구한다는 것이 화이트헤드 형이상학의 특징이다.

이 대담집은 평범한 삶과 일상어의 수준에서 화이트헤드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이자 위대한 철학자의 눈에 비친 한 시대의 드라마이다.

추천자 : 김상환ㆍ서울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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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화와 함께 떠나는 수학사 여행   계영희 지음 / 살림

누구나 학교에서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엄청난 양의 수학을 어렵사리 배운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마치고 나면 그 많은 수학 공식 중에서 어느 하나도 제대로 활용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 거의 모든 사람들의 당당한 주장이다. 이 책은 그런 고정관념에 젖어 있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한 마디로 수학은 ‘공식’이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분명하게 확인시켜주기 때문이다. 수학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물 중에서 오로지 인간만이 개발한 정말 특별한 지식 체계 중의 핵심이다. 많은 사람들이 치를 떠는 미분과 적분이 수학의 전부는 아니다. 우리가 사물의 규모와 아름다움을 제대로 인식하고, 세상사의 인과관계를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분명하게 의사소통을 하는 모든 과정이 수학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사실 수학은 언제나 인류의 문명과 함께 해왔다. 단순히 수를 헤아리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만이 수학이 아니다. 세상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명화(名畵)’ 속에 수학의 역사가 담겨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추천자 : 이덕환ㆍ서강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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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 개의 공감   김형경 지음/ 한겨레출판

김형경의 『천 개의 공감』은 마음과 얘기하는 법을 몰라 아프고 꼬이고 불안한 사람들이 어떻게 마음을 풀어가는지를 보여준 심리상담 에세이다. 실제로 소설가 김형경은 한 일간신문을 통해 공개적으로 심리상담을 했고, 『천 개의 공감』은 그 상담의 결과물이다. 인생에서 중요한 문제는 모두 마음의 문제다. 종종 우리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고 불안하게 하는 외부의 적을 향해 돌팔매질을 한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돌팔매질 하면서 만들어가는 삶의 무늬는 내 콤플렉스가 만든 것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고통스러워 심리상담에까지 손을 내민 보통 사람들의 삶을 통해서 ‘나’는 무엇에 ‘나’를 투사하는지, 내 콤플렉스는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성찰하게 하는 수작이다.

추천자 : 이주향ㆍ수원대 교양학과 교수